천상(天上)의 향기 22(마령단의 족쇄)-2

아군은 중년인의 뒤를 따라가며 만리객잔을 살펴보았다. 잠마동주라는 놈이 자신이 이곳으로 보낸 것으로 보아 이곳과 잠마동주 사이에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리객잔은 중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객잔에 지나지 않았다. 중년인은 객잔의 후원에 있는 건물의 이층으로 아군을 안내했다. 후원에 있는 건물에 투숙객들이 머무르는 모양이다. 중년인은 이층구석에 있는 방으로 가더니 방문을 두드려 보았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잠깐 외출하신 모양입니다. 이방에 손님이 기다리는 분이 투숙하신 방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죠.”
“예~ 무슨 말씀이신지.........전 만리객잔의 총관입니다.”
“잠마동주와는 무슨 사이요.”
“잠마동주?.........전 모르는 사람입니까? 전 다만 얼마 전에 중년인이 잠마동주를 찾는 사람을 이곳에 머물도록 해달라고 돈을 주고 가서 손님을 이곳으로 안내한 겁니다.”
“그럼 잠마동주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요.”
“전 단지 심부름을 하는 겁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중년인을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아군은 총관이란 사람이 의심이가기는 하지만 그가 아무것도 모르다고 하니 일단 시간을 두고 살펴보기로 했다.

“두고 보면 알겠지. 알았소.”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참~ 손님이 주문하신 소면은 방으로 배달해 드릴까요.”
“아니요. 먼저 사람을 만나보고 다시 주문하도록 하겠소.”

중년인은 알았다는 듯이 허리를 숙이고 가버린다. 아군은 중년인이 가자 문고리를 잡아본다. 문은 잠기지 않았다. 아군은 잠깐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침상과 탁자 그리고 몇 가지 장식품이 있는 비교적 깔끔한 방이었다. 아군은 탁자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자신을 기다린다는 사람이 올 것이다. 자신을 기다린 다는 사람은 누굴까? 혹시 아가씨는 아닐까? 잠마동주가 자신만 이곳으로 보내진 않았을 것이며 또한 잠마동을 벗어난 사람이 자신만은 아닐 것이다. 아가씨가 잠마동을 벗어났다면 그녀도 이곳으로 올 것이다. 그녀를 만나면 뭐부터 해야 할까? 모르겠다. 일단 그녀를 만나는 것이 급하다. 아군은 절대 수혜가 죽었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아군이 세상에 유일하게 정을 주는 사람이다. 아군은 지금도 그녀가 곧이라도 문을 열고 자신에게 달려올 것으로 믿고 있다. 잠깐 수혜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는데 물소리가 들린다. 아군이 귀를 기울리니 방에 딸린 욕실에서 나는 소리다. 아군이 막 욕실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욕실의 문이 열리며 촉촉한 물기에 젖은 여인이 나타났다. 여인은 막 목욕을 마친 것인지 몸에 물기가 남아있고 엉덩이까지 철렁거리는 머리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군은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혹시 아가씨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여인은 이제 잘해야 18세정도로 보이는데 큰 눈에 오뚝한 코, 붉은 입술이 조화를 이루어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다만 그녀의 얼굴에는 전제적으로 사악한 요기가 흐르고 있었다. 아군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신이 기대하던 수혜가 아니었고 여인이 알몸이었기 때문이다. 여인은 아군의 얼굴을 보고 빙긋 웃고는 자신의 치부를 가릴 생각도 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수건으로 젖은 머리까락을 닦으며 아군에게 걸어온다. 아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지 않지만 그녀가 걸을 때마다 젖가슴이 흔들리는데 그 작은 동작에서도 색기(色氣)가 넘쳐나고 있었다. 

“난 제1사라고 하기에 대단한 사람인줄 알았는데...........당신이군요.”
“일단 옷부터 입어요.”
“호호호~ 순진한척 하기는........그런데 내가 고개를 돌릴 만큼 못생긴 건가요. 생각해 보니까 기분 나쁘네요.”
“그.......그게.........아니라........보기 민망해서 그래요........그런데 당신은 누구요.”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우리 잠마동에서 작은 인연이 있었어요.........난 요마관을 출관한 궁아라라고 해요. 당신은 극마관을 출관한 아군이란 사람이죠.”
“당신도 잠마동 출신이요............하여튼 옷부터 입어요.”
“참~ 진짜 순진한거야 순진한척 하는 거야. 이봐요. 당신은 내가 여자로 보여요. 난 당신이 남자로 안 보여요. 그러니까 내숭떨지 말고 본래대로 해요. 잠마동에서처럼 하란 말이에요.”
“무슨 소리요. 내숭을 떨다니.........여자가 창피한 줄도 모른다는 거요.”
“호호호~ 정말 웃기네.........우린 잠마동에서 한계상황을 극복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에요. 기억 안나요. 잠마동에서 우린 인간이 아니었어요. 거기서는 남자도, 여자도 없었어요. 오직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벌레만도 못한 존재들만 있었죠..........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죽은 동료의 살을 파먹고, 동료의 뜨거운 피로 갈증을 해소했어요. 그거뿐인가요. 나중에는 먹을 것이 없자 힘없는 동료를 죽어 그들을 먹었어요. 지금 잠마동을 벗어났다고 그 모든 일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죠. 우린 지금도 사람이고 없어요. 그러니까 고고한척하지 말란 말이에요.”

아군은 여자의 말에 할말이 없었다. 그녀의 말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잠마동에서 인간이 아니었다. 남자여자라는 개념도 없었다. 아군은 한숨을 쉬고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인은 눈을 흘기면 아군을 노려보고 있었다. 종모양의 젖가슴과 탄탄한 아랫배가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군도 그녀에게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은 여자라는 것을 떠나 생사를 같이했던 동지라고 생각했다.

“좋아요. 당신 말이 맞아요. 우린 인간이 아니었죠.”
“우린 생사를 같이한 동료에요. 그리고 앞으로도 생사를 같이할 사람들이죠.”

여인은 앞으로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아군은 아직 여인의 말이 무슨 뜻이지 모른다. 아군은 궁금한 것이 말았다. 

“당신 말고 다른 사람은 없어요.”
“무슨 말이죠. 혹시 잠마동을 출관한 다른 사람을 묻는 거라면...........내가 알기로 우리 말고 이곳에 더 올 사람은 없어요.”
“그.........그게 무슨 말이요. 설마 잠마관을 출관한 사람이 당신과 나뿐이란 말이요.”
“내가 설명하는 거 보다 직접 보는 편이 빠르겠군요. 나도 어제 도착했는데 이곳 만리객잔 총관이란 놈이 전해주더군요.”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녀의 육감적인 육체가 아군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아군이 앞에 있어도 자신의 치부조차 가릴 생각을 안 한다. 아군은 그녀의 몸매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아군의 머릿속에서는 오직 수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여인은 침상에서 작은 두루마기를 가져와 아군에 내밀었다.

“본래는 당신 앞으로 온 것인데 내가 궁금해서 먼저 읽어 보았어요. 아마 보면 대충 상황이 파악 되요.”

아군은 여인이 내밀 두루마기를 받았다. 두루마기의 표면에 ‘제1사에게’라는 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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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사에게 전함.
잠마동을 출관한 사람은 당신을 포함해 12명이며 당신은 제1사로 12명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위치한다. 
제1사라하여 특별한 것은 없다. 단지 편의에 의해 제1사부터 12사까지 이름을 붙인 것이며 12명은 2명씩 6조로 조직되었으며 극마관을 통과한 당신과 요마관을 통과한 궁아라가 한조가 되었다. 
당신들은 두 명은 앞으로 우리들의 계약에 따라 이곳 만리객잔을 근거지로 삼고 내가 지시하는 일을 처리해 주어야한다. 
당신은 매일 아침 만리객잔의 뒷산을 확인해서 뒷산에 붉은 연이 떠오르면 부흥서점을 찾아가 내가 맡긴 상자를 찾아가도록 해라. 상자 안에 당신과 궁아라가 처리해 주어야 할 일들이 적혀있을 것이다.
추후에 필요하며 12사간에 상호간에 연락할 방법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잠마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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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은 두루마기를 읽고 탁자에 내려놓았다.

“이게 다요. 뭐 다른 연락은 없었어요.”
“그게 전부에요. 저도 어제 이곳에 도착했다고 했잖아요.”
“그럼 당신도 잠마동을 출관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 모르는 군요.”
“아마 그들은 우리와 다른 곳으로 보내진 것 같아요. 잠마동주는 우리가 모이는 것이 싫은 모양이죠.”
“이렇게 되면 아가씨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말이네........휴~ 이걸 어쩐다. 객점의 총관이란 놈의 모가지를 비틀어.”
“내가 이미 알아봤어요. 객잔에 있는 총관이나 주인 놈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도 몰라요.”
“어떻게 장담하지........그놈들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거잖소.”
“서신에도 나와 있지만 난 요마관을 출관한 사람이에요. 내가 익힌 흡정마녀의 무공 중에 소녀미안공이란 무공이 있어요. 소녀미안공의 효능은 다른 것에 있지만 하여튼 소녀미안공에 걸리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술술 불게 돼요.”
“소녀미안공?.........본 기억이 나는군요.”
“당연히 당신은 기억해야죠. 당신이 아가씨라고 부르는 그녀도 익혔으니까요.”
“뭐.........뭐요. 수혜 아가씨도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혔담 말이요.”
“호호호~ 당연하죠. 여자라면 흡정마녀의 구결을 보는 것만으로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게 되요. 모르고 있었나요.”

아군도 흡정마녀의 무공구결을 기억한다. 그는 기억을 떠올려 흡정마녀의 무공구결을 대충 해석해 보았다. 아군은 구결을 해석할수록 인상이 구겨진다. 흡정마녀의 무공들은 한마디로 남자를 유혹하고 남자의 정기를 빨아들여 무공의 성취를 이루어가는 무공이었다. 이런 악독한 무공을 수혜가 익히고 있다면.........그녀도 탕녀(宕女)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아군은 눈앞이 캄캄했다. 어쩌자고 그녀는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혔단(?) 말인가?

“걱정이네. 네가 겉에 없으니 지켜줄 수도 없고.......이걸 어쩐다.”
“걱정하지 말아요.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혔다고 모두 탕녀가 된다는 보장은 없어요. 내가 알기로 흡정마녀는 평생 처녀로 살다죽었어요. 남자의 정기를 갈취하기 위해 꼭 몸을 섞을 필요는 없다는 거죠.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잠마동에서 내가 한번 당신의 정기를 갈취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우리가 몸을 섞었을 까요. 아니에요. 그냥 당신을 유혹해서 정신을 빼놓고 정기를 갈취했죠.”
“그........그런 일이 있었나요.............그런데 내가 어떻게 살아있지...........무공 구결대로 한다면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정기를 갈취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내가 불쌍해서 목숨만은 살려 준거요.”
“천만에요. 난 그렇게 자비로운 사람이 아니에요. 당신이 어떻게 살아났는지는 나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당신은 이 말을 듣고도 화도 내지 않는군요.”
“쩝~ 이미 지나간 일이요. 그리고 잠마동에서는 당신 말대로 우린 인간이 아니었소. 그곳에서의 일을 지금에 와서 따질 생각은 없소.”
“당신이란 남자.........보면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군요. 잠마동 그것도 극마관을 출관한 사람에게 미세한 살기조차 느낄 수 없어요. 아니 당신이 무공을 익히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군요. 거기다가 내가 당신을 해하려 했다는 말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라니.........앞으로 당신하고 있으면 심심하지는 않겠네요.”
“내가 익힌 수라기라는 무공이 약간 특이한 무공이라 그럴 거요. 그리고 나하고 같이 다녀요?..........글쎄요. 난 이만 떠나려 해요. 아가씨를 찾아봐야죠.”
“떠나다니요. 잠마동주의 편지 봤잖아요. 우린 앞으로 같이 행동해야 해요.”
“그 계약 때문에. 흥~ 난 계약이고 뭐고 장마동주의 말을 듣지 않을 거요. 내가 왜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단 말이요.”
“그거야 당연히 계약이니까?”
“난 그런 계약한적 없소. 양자가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계약이요. 하지만 나와 잠마동주와의 계약은 잠마동주가 정한 일방적인 계약이었소. 난 그런 계약을 인정할 수 없소.”
“호호호~ 바보~ 잠마동주가 아무런 대비책도 없이 우린 출관시켰다고 생각하세요.”
“무슨 말이요.”
“정말 모르고 있는 모양이네요. 우리들이 잠마관에서 식량 대용으로 복용한 마령단에는 만성독약이 섞여 있었어요. 우린 지금 마령단에 중독 된 상태에요.”
“마령단에 만성독약이 섞여있었단 말이요. 그거야 앞으로 먹지 않으면 그만 아니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한달에 한번씩 마령단을 먹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받다가 끝내는 죽음에 이르게 되요.”
“믿을 수 없소.”
“당신이라면 마령단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울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에게는 어떤 약도 통하지 않으니 말이죠. 하지만 당신이 찾고자하는 수혜라는 아가씨는 아닐걸요.”
“수혜.........당신은 아가씨에 대해 알고 있군.”
“넘겨잡지 마세요. 나도 몰라요. 단지 조금 전에 당신 입으로 그녀 이름을 이야기했어요.......그리고 내말은 그녀가 살아있다면 그녀도 마령단의 속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겁니다.”

아군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가씨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확실하지도 않다. 또한 살아있다 있다고 해도 어디 있는지 모른다. 다만 잠마관에서 출관한 사람이 12명이란 사실이다. 그리고 잠마동주의 서찰에 의하며 나중에 혹시 나머지 사람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상황에서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가씨를 찾아나서야 하는가? 아니면 잠마동주의 명령을 따라며 기회를 노려야 하는가? 그리고 마령단의 족쇄란 또 무엇일까? 자신도 마령단에 영향을 받을까? 지금까지 살아오며 어떠한 약도 자신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군의 앞에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군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어 그녀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아군은 아침에 창문을 열어 객점뒷산을 바라보았다. 뒷산에는 붉은 연이 날고 있었다. 두루마기에 적혀있는 데로 붉은 연이 떠오른 것이다. 아군은 밤참을 설쳐가며 고민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될 건 아가씨의 생사다. 두 번째는 아가씨가 현재 어디에 있는가의 확인하는 거다. 세 번째는 궁아라가 이야기한 마령단이라는 약에 대해서 확인해야 한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고 자신도 마령단의 영향을 받는다면 평생 잠마동주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군이 연을 보면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옆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옆방은 궁아라라는 여인이 있는 방이다. 아군은 무슨 일인가 싶어 방을 나서 궁아라의 방으로 갔다.

“이봐요~ 안에 있는 거요. 무슨 일이요.”
“아악~ 죽을 것 같아. 살려줘........악~”

방안에서 궁아라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아군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궁아라는 천상에서 엎드려 신음하고 있었다. 

“무........무슨 일이요. 어디 아파요.”
“헉~.........헉~ 몰라........주........죽을 것 같아. 아~ 악~”

궁아라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더니 마루바닥을 구르는데 그녀의 얼굴은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주.........죽여줘.......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여~”
“왜 이러는 거야. 어디가 아픈데 그래.”
“모.........몰라. 마.......마령단 때문인가 봐~ 아악~ 어떻게 좀.......제발........아악~”

아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군에게 달려들었고, 아군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궁아라는 아군의 몸에 매달려 신음한다. 궁아라는 눈이 뒤집어 지고 이제라도 곧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얼마나 고통이 심하면 궁아라가 이런단 말인가? 그녀도 잠마동 출신으로 극기관을 거친 여인이다. 그런 그녀가 고통 때문에 죽여 달라고 할 정도라면 얼마나 고통이 심하다는 말인가? 아군은 그녀의 혼수혈을 찍어버렸다. 그녀의 고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던 그녀는 아군의 품에서 축 늘어진다. 아군은 그녀를 침상에 눕히고 밖으로 나갔다. 아군은 마당을 쓸고 있던 점소이를 불렀다.

“이 근처에 부홍서점이라고 있어요.”
“예~ 이곳에서 멀지 않습니다. 객점을 나서 오른쪽 길을 따라가시다 보면 있습니다.”

아군은 점소이가 알려준 길을 따라 부홍서점으로 달렸다. 어제 들었던 궁아라의 말이 사실이라면 궁아라를 저대로 두면 죽을 것이다. 그녀를 죽게 내버려 둘 수없다. 그녀는 자신과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람이 아닌가? 잠마동에서야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버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녀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어찌 외면한단 말인가? 잠마동주도 자신들을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다. 그럼 잠마동주가 부흥상점에 맡긴 상자에 마령단이 들어있을 것이다. 아군이 부흥서점에 들어가 보니 계산대에 늙은이 한명이 앉아있었다.

“여기에 누가 상자하나 맡기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일사(一死)라는 사람이요.”
“일사?...........맞아요. 제가 일사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요.”

늙은이는 탁자 밑에서 작은 상자를 하나 꺼냈다. 아군은 상자를 받자마자 상자를 열어본다. 상자 안에는 마령단 2알과 두루마기가 들어있었다. 아군은 상자 안을 확인하자마자 객점으로 달려갔다.

“귀.........귀신이다.”

늙은이는 아군의 모습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살아지자 자신이 귀신을 본건 아닌지 의심했다. 아군은 궁아라 방의 창문으로 들어왔다. 마음이 급해 음양비(陰陽飛)를 사용해 날아온 것이다. 그는 상자에서 마령단을 꺼내 궁아라의 입에 넣어주었다. 하지만 궁아라는 잠에 빠져 마령단을 삼키지 못했다. 아군은 궁아라의 혼수혈을 풀어주었다. 

“아~ 악~”
“입에 마령단이 있어. 빨리 삼켜요.”

궁아라는 마령단을 먹고서도 한동안 침상에 엎드려 신음하다가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마워요. 부흥서점에 다녀온 겁에요?”
“아직도 아프면 이것도 마저 먹어요.”

아군은 나머지 하나의 마령단도 궁아라에게 내밀었다. 궁아라는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건 당신 겁에요. 그런데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우리 겨의 같은 시기에 잠마동을 출관한 것 같은데.......”
“글쎄요.........지금까지 어떤 약도 나에겐 통하지 않았어요. 아마 마령단도 나에게 효과가 없는 모양이네요.”
“당신은 정말 특이체질이군요. 하여튼 그 약은 당신거니 당신이 가지고 있어요. 혹시 모르잖아요. 나중에 약효가 나타날지.”

아군은 마령단을 보다가 품에 갈무리했다. 

“상자에 또 뭐가 있었죠.” 
“두루마기 하나가 더 있었는데........어디 봅시다.”

아군은 상자에서 두루마기를 꺼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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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殺) : 소림사 방각대사
장소 : 삼일 후 낙양에서 근교에 있는 타향산 중턱.
특기 : 소림 72절예 중 13개 절예를 익히고 있으면 그중에서도 철사장과 금사장의 고수
인상착의 : 40대 중반으로.........
잠마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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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기에는 소림사 방각대사라는 사람이 삼일 후에 타행산을 지나니 그곳으록 가서 방각대사를 죽이라는 말인 모양이다. 궁아라도 아군이 보고 있는 두루마기를 보았다. 

“어떻게 하실 거죠.”
“글쎄요. 지금 상황에서는 잠마동주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내가 그냥 떠나버리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르잖아요.”
“지금 나 때문에 떠나지 않겠다는 말인가요.”
“잠마동에서 출관한 사람이 12명이라고 했잖아요. 그 사람들이 나하나 때문에 피해를 보면 안 되죠. 그 12명 중에 아가씨가 끼어있을 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흥~ 한마디로 12명 중에 당신의 아가씨가 끼어있을 지도 모르니까 잠마동주의 말을 들어주겠다는 거군요.”
“꼭 아가씨 때문만은 아니요.”
“됐어요. 우리들 때문이라면 그냥 가세요. 우리들 중에서 당신이 우릴 버린다고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내말이 기분이 상했다면 미안해요. 자~ 서둘러요. 타향산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봅시다. 삼일이라면 긴 시간이 아니요.”
아군은 궁아라와 함께 식당으로 내려와 점소이에게 타향산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타향산은 만리객잔에서 말을 타고 이틀은 가야 도착할 수 있다고 했다. 아군과 궁아라는 점소이에게 건량을 챙겨달라고 해서 타향산으로 출발했다. 

밤이 깊었다. 아군과 궁아라는 만리객잔을 출발한 이후 서로 말이 없었다. 아군은 수혜에 대해 생각으로 머릿속에 복잡해서 말이 없었고 궁아라는 궁아라 대로 고민이 있어 말이 없었다. 그들은 밤이 깊어져도 아직 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봐요. 밤이 깊었어요. 피곤하지도 않아요.”
“이정도로 피곤하면 이상한거 아닌가요.”
“당신은 어쩔지 모르겠지만 전 피곤해요. 그리고 아직 시간은 많아요. 우리 적당한 곳에서 잠이라도 자고 가요.”

아군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궁아라는 여자 아닌가? 또한 말들도 많이 지쳐 보인다. 아군은 적당한 장소를 마련하여 말을 쉬게 하고 주위에서 나무를 구해서 불을 피웠다. 아군과 궁아라는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앉았다. 아군은 건량을 꺼내 먹었다.

“이봐요. 먹어보란 소리도 안 해요.”
“먹고 싶으면 당신이 꺼내 먹어요. 당신 건 따로 챙기지 않았소.”
“인정머리 없는 인간? 수혜라는 여자한테도 그렇게 대하나요.”
“여기서 왜 아가씨 이야기가 나오죠. 난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한거 뿐이요.”
“휴!~ 알았어요. 내가 꺼내 먹고 말죠.”

궁아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말에서 건량을 꺼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한 가지 물어봐도 돼요.”
“뭐가 궁금하죠.”
“그 당신이 아가씨라고 부르는 수혜소저와 당신은 무슨 관계죠.”
“관계?.........내가 모시는 아가씨요. 아가씨는 내 상전이요.”
“그게 다에요. 내가 보기에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지독한 사랑을 하고 있죠.”
“하하하~ 어떻게 감히 나 같은 놈이 어떻게 아가씨를 사랑할 수 있단 말이요? 난 다만 아가씨의 겉에서 아가씨를 지켜주는 것으로 만족하는 놈이요.”
“당신은 바보로 군요. 그게 사랑이에요. 당신은 아가씨를 사랑하고 있어요.”
“내 생각은 중요치 않아요. 내가 사랑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가씨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것이죠. 난 아가씨가 원하는 대로 할 겁니다. 그리고 난 아가씨를 지켜주며 아가씨의 겉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요.”
“그 아가씨라는 여자가 부럽네요. 한 가지만 더 물어보죠. 그녀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른 남자와 혼인해도 상관없어요.”
“그게 아가씨가 원하는 일이라면 해야죠. 저 같은 놈 때문에 아가씨를 다른 남자를 못 만날 이유가 없죠.”
“당신기분을 묻는 거예요. 정말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겠어요.”
“물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그런데 왜 그걸 물어보는 거죠.”
“그녀가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고 있기 때문에 불어보는 겁니다. 그녀가 살아있다면 그녀는 지금도 서서히 탕녀로 변해가고 있을 겁에요. 그래서 물어보는 겁에요.”
“그건 아가씨를 찾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아요. 당신은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혔다고 모두 탕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잖소.”
“그건..........휴~ 하여튼 미리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걸요. 그래야 나중에 충격을 덜 받죠.”
“충고 고맙소. 난 이만 자야겠소. 당신도 피곤하다고 했으니 일찍 자도록 해요.”

아군은 말 등에서 모포(毛布)를 꺼내 바닥에 깔고 자리에 누웠다. 궁아라는 모닥불 앞에 무릎에 고개를 파묻고 아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에 오는 동안 시험 삼아 흡정마녀의 색공(色功)을 사용해 아군을 유혹해 보았다. 그런데 아군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소녀마안신공도 소녀접안신공도 아군에겐 통하지 않았다. 아군은 목석이란 말인가? 그건 아니다. 잠마동에서 아군은 자신의 마안신공에 걸려들었지 않는가? 그런데 지금은 왜 효과가 없는 것일까? 그가 자신이 상상할 수없는 고수란 말인가? 아군을 살펴보면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흔적조차 찾을 수없다. 태양혈이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범접하기 어려운 기도를 풍기는 것도 아니다. 그에게는 미세한 살기조차 풍기지 않는다. 혹시 아군은 정말 무공은 익히지 않은 것은 아니까? 그건 아니다. 무공을 모르는 놈이라면 마안공에 바로 걸려들었을 것이다. 아니 잠마동에서 죽었을 겁니다. 그는 자신이 수라기라는 무공을 익히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들어 본적도 없는 무공이니 아마도 극마동에서 익힌 모양이다. 그 무공은 일반적인 무공이 아니란 말인가? 아라의 머리가 복잡했다. 아군이란 사내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의문투성이 같은 사내다. 궁아라는 겉에 있던 나뭇가지를 모닥불에 집어넣었다. 불길에 거세지면 얼굴이 뜨겁다. 아군은 모닥불과 등을 돌리고 누워있는데 등짝이 너무 뜨거워 자리에서 일어났다. 궁아라는 아군이 일어나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군은 궁아라을 보다가 가슴속에 불덩이가 솟구친다. 그녀가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궁아라는 무척 아름다운 여인이다. 아마 수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그녀는 평소에도 색기(色氣)가 흐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을 더욱 미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그녀에게서 엄청난 요기가 흐르고 있다. 아군은 당장이라도 궁아라를 품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느낌이 처음이 아니다. 오늘 그녀와 여행하는 중에 몇 번 느끼던 감정이다. 아군은 입술을 깨물더니 고개를 돌려버리고 모포 들고 모닥불에서 떨어져서 다시 잠을 청했다. 궁아라는 이번에도 아군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얼굴을 찡그리더니 자신도 모포를 피고 잠을 청했다.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아직 그의 능력을 모두 파악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소녀미안공이나 소녀접안신공이 통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날이 밝자 아군과 궁아라는 다시 길을 나서서 밤에는 타향산의 입구에 도착했다. 이제 다음날이며 이곳 타향산으로 소림사의 방각대사라는 사람이 지나갈 것이다. 잠마동주는 두루마기에 방각대사의 무공특징과 외모, 평소 습관들을 자세하게 적어놓았다. 방각대사라는 사람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한 모양이다. 다음 날이 밝자 아군과 아라는 각자 흩어져서 방각대사를 찾아보기로 했다. 방각대사가 오늘 타향산을 지나는 것은 알지만 두루마기에 어느 때쯤, 어디로 지나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군은 궁아라와 헤어져 마치 유람이라도 나온 사람처럼 천천히 걸어서 타향산을 돌아보고 있었다. 점심때가 지났다. 아군은 옛날 생각이 나서 말에서 내려 동물을 찾아보았다. 옛날 아군은 산짐승들하고 친구처럼 지냈다. 멀리 토끼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아군의 몸이 한순간이 번개처럼 움직이더니 토끼의 앞을 막았다. 토끼는 아군을 보고 도망치려 하다가 아군이 손을 내밀자 잠시 망설이더니 아군에게 다가왔다. 아군은 토끼의 머리를 쓰다듬고 토끼와 장난치고 있는데 갑자기 토끼가 깜짝 놀라서 아군에서 도망쳤다. 아군이 귀를 기울러보니 어디선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아군은 혹시 궁아라가 아니가 싶어 청풍비행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려가 보았다. 

궁아라는 혼자서 걸어오는 스님을 발견하고 그가 자신들이 찾는 방각대사임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녀는 말에서 내려 길 한쪽에 쓰려졌다. 40대 중반의 반각대사는 여인이 갑자기 말에서 낙마를 하자 깜짝 놀라 궁아라에게 달려왔다. 궁아라는 반각대사가 달려오자 일부러 기절한척 했다.

“이보시오. 소저. 정신 차려요.”

반각대사는 경황 중에 궁아라를 안고 흔들어보았지만 궁아라는 눈도 뜨지 않는다. 반각대사는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가죽주머니에 들어있는 물을 궁아라의 입에 부어주었다. 궁아라는 물을 조금 마시더니 반각대사의 품에 파고들며 화사한 미소를 보인다. 반각대사는 궁아라의 눈과 마주치자 번개를 맞은 듯이 부르르 떨었다.

“하흑~ 스님 아파요.”
“어.........어디가 아프다는 거죠.”
“가슴이 아파요.”

궁아라는 앞섬을 해친다. 대낮에 아름다운 궁아라의 젖가슴이 튀어나온다. 반각대사는 침을 삼키며 궁아라의 젖가슴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고 궁아라의 가슴에 장을 날렸다.

“아악~~”
“요망한 것. 너는 누구냐.”

궁아라는 가슴을 잡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반각대사의 철사장이 그녀의 가슴을 따린 것이다. 

ps : 요즘 가을타는 모양입니다. 의욕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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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예향(睿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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