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47(수혜 그녀는......)-1

원단이 지난 것이 한달이 넘어 이젠 겨울의 끝자락 향해 달려가건만 한겨울의 동장군은 물러날 기미가 없고, 하늘에서는 봄을 시기하는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은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들이 보기 싫은 듯 온 세상을 하얀 눈의 융단으로 덮어버린다. 탁장하를 흐르는 누런 강물에도 눈발이 휘몰아치며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감시자들을 제거한 십이사들은 오향이 있는 장치(명나라 당시에는 로안부라 부르던 지명)로 가지 않고 고현 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동하다가 탁장하(濁章河)를 이용해 무림맹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했다. 눈발이 휘날리는 탁장하에 세척의 고기배가 태행산맥(太行山脈)을 우회하여 장치를 지나고 있었다. 배는 탁장하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배들로 낮고 초라한 조각배들이며, 조각배들이 거센 파도를 해치고 상류로 올라가는 것은 배에 십이사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들은 십이사들이 어부들에게 돈을 주고 구입한 배들이다. 아군이 타고 있는 배에는 궁아라와 수혜 그리고 장기가 동승하고 있었다. 

“눈발이 점점 거세지는 군요. 쉽게 그칠 눈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배를 젓고 있는 아군의 겉에 장기가 앉아 있었고, 궁아라와 수혜는 눈을 피해 선실에 들어가 있었다. 장기는 아군의 말에 묵묵히 강을 응시했다. 장기는 마음이 복잡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신이 목숨 바쳐 충성하던 배화교가 자신을 버렸다. 이것이 누구의 결정일까? 최소한 아버지의 뜻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을 사랑하는 분이다. 그럼 누구의 결정인가? 배화교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교주와 광명좌우사, 그리고 사대호법과 오산인들이다. 아버지를 제외한 그들이 자신과 마수를 버렸을 것이다. 아무리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킨다고 하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들을, 그것도 교를 위해 생사를 넘나들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신들을 이렇게 헌신짝 버리듯 버린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자신들을 희생시켜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50년 전의 패배를 되갚아주고 중원 무림정복을 정복하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것일까? 척박한 모래사막과 거친 바위산만 즐비한 신강 벗어나 푸른 초목이 우거지고 기름기 흐르는 광활한 중원을 정복하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것일까? 그걸 위해 자신들을 버린 것인가? 꼭 자신들의 희생이 있어야만 그게 가능한 것일까? 갑자기 신강이 그리워진다. 가족들이 그리워진다.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곳.......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신강이 그리운 것이다. 장기의 차가운 얼굴에도 하얀 눈이 떨어진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시는 겁니까?”

아군의 물음에 장기는 얼굴에 떨어진 눈을 닫아내고 쓸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이젠 자신도 교를 버리기로 하지 않았는가? 그것보다는 평소에 가슴속에 품고 있던 말을 하자. 장기는 아군에게 할말이 있었다. 수혜에 관한 이야기다. 

“배화교에 대해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장기님은 고민이 많군요. 배화교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한 모양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돌아가고 싶으면 지금 돌아가세요. 오늘이 지나면 전투가 시작되고, 전투가 시작되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할 겁니다.”
“내가 교를 버린 것이 아니라 교가 나를 버린 겁니다. 이젠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그런 이야기는 그만두죠. 수혜님과 함께 할 때, 수혜님이 당신에 대해서 하는 말을 들었어요. 직접 이렇게 가까이서보니 수혜님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군요.”

“수혜 아가씨가 저에 대해서 말했어요. 뭐라고 하셨죠.”
“그녀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나요.”
“예........일사님께 직접하고 싶었던 말이죠. 제가 일사님을 처음 본 것은 잠마동에서 입니다. 당신은 향상 수혜님의 겉에 있었고 그녀를 위해 목숨을 돌보지 않았죠. 나하나 돌보기도 힘들었던 잠마동에서 저라면 도저히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것만 보아도 당신이 얼마나 수혜님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수혜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함께 있을 때도 향상 당신을 그리워했죠.”
“그래요.......아가씨도 날 사랑한다.......그러면 지금 저에게 화가 나신 건가?”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요. 일사님은 지금도 그때처럼 수혜님을 사랑하고 계시는 겁니까?”
“저요?”
“......................”
“제가 아가씨를 처음 만난 것은 10살 때였죠. 그 후 최근까지 아가씨 겉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어릴 적 아가씨는 내가 세상해서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셨던 분입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치 않았어요. 다만 이제는 제가 살아가면 지켜주어야 할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틀려졌을 뿐이죠.”
“제가 당사자가 아니니까 뭐라 말씀드리긴 힘들어요. 하지만 꼭 한 마디 한다면.......일사님이 좀 이기적이란 생각 들어요. 옛날 수혜님이 일사님의 전부였고, 수혜님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셨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미 일사님에게는 다른 여인들이 생겼어요. 일사님은 그녀들을 버리지도 못하고 있어요. 양손의 떡이죠........한손에 수혜님........다른 손에 일사님을 사랑하는 여인들.......제가 일사님이라면 하나를 포기할 겁니다. 진정으로 수혜님을 사랑한다면 다른 여인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다른 여인들을 포기할 수 없다면 수혜님을 포기해야 합니다. 일사님의 태도는 이도저도 아닙니다. 어정쩡한 일사님의 태도 때문에 수혜님이나 다른 여인들이 힘들어 한다는 건 생각해 보시지 않았어요.”
“지........지금.........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선택은 일사님이 하셔야죠.”

아군은 장기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장기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군은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자신은 아가씨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까? 아가씨와의 사랑을 위해 다른 여인들을 배신할 수 있을까?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궁아라..........자신을 도와주려다 음약에 중독되어 자신과 연을 맺은 하후소하.........마성의 폭발로 자신이 강간해 버린 초벽하........그녀들을 버릴 수 있을까? 자신은 그녀들을 책임지겠다고 맹세했다. 그녀들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했다. 자신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그럼 자신은 그녀들을 배신하지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장기의 말대로 아가씨를 놓아드려야 하는 것일까? 자신이 다른 여인들을 버릴 수 없다면 그게 아가씨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복잡하다. 

장기는 장기대로 자신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장기는 수혜에게 빠졌다. 수혜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 속에는 아군이란 강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자신도 아군이란 사내를 알고 있다. 아군이란 사내는 수혜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돌보지 않았던 사내다. 자신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장기는 수혜를 포기했다. 그녀를 원하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그녀의 가슴속에는 아군이란 사내밖에 없지 않는가? 수혜를 잊기 위해 다른 여인을 찾았다. 여인을 만나면 수혜를 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다른 여자를 강간하면서도 수혜를 잊지 못했다. 강간하는 그 순간에도 수혜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수혜와 아군이 만났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수혜를 향한 마음을 접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군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다. 수혜밖에 모르던 아군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수혜와 아군 사이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쩌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그리고 오늘 아군과 독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장기는 아군 스스로 수혜를 포기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때 궁아라가 선실에서 나왔다. 바람이 거칠다. 궁아라의 머리까락이 바람에 휘날린다.

“추운데 왜 나오셨어요.”
“안에 있기 답답해서 나왔어. 그런데 무슨 눈이 그칠 기미가 없네.”
“아마~ 오늘 밤까지 내릴 모양입니다. 추워요. 그만 들어가세요.”
“답답해서 나왔는데 들어가라니........그냥 아군이랑 같이 있고 싶어. 장기님~ 들어가셔서 몸이라도 녹이고 오세요. 제가 아군 겉에 있을게요.”

장기는 궁아라와 아군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선실로 향한다. 아군에게 아직 할말이 많았다. 아군이 스스로 포기한다는 답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궁아라가 방해를 한다. 기회는 또 있을 것이다. 장기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선실로 향한다. 궁아라는 아군의 겉에 앉았다. 

“삐걱~ 삐걱~”

아군은 규칙적으로 배를 젓고 있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노련한 뱃사공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궁아라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배를 젓고 있는 아군을 올려다보았다. 아군은 궁아라를 향해 억지로 웃어준다.

“조금 전에.......아군이랑 장기님이 하는 말 들었어. 장기님 말씀 너무 신경 쓰지 마. 저번에도 말했지만 아군이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아.”
“들으셨어요?................생각해 보면 장기님의 말씀이 틀린 말도 아닙니다. 어쩌면 제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지도 몰라요. 진정 아가씨를 위한다면........장기님의 말씀대로 아가씨를 놓아드리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해요.”
“아군.........후회하지 않겠어. 아군은 지금도 아가씨를 사랑하잖아.”
“사랑?........모르겠어요. 이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전 어쩌면 아가씨를 동경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하늘에 떠있는 별처럼.......아가씨는 동경의 대상이었죠.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별........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별........저에게 아가씨는 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내가 보기에 아군은 아가씨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 동경도 사랑의 한 방식이야.”
“동경도 사랑이라?.......물론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합니다. ‘별은 별로 바라볼 때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이 욕심을 부려 별을 따려 한다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아름다운 환상까지 날아가 버린다. 순순함........그걸 지켜줄 때 진정 아름다운 것이다.’ 그냥 환상은 환상으로 두어야 아름답다는 생각이죠..........누님은 절 사랑하시죠. 저의 어떤 점을 보시고 사랑하시는 거죠.”
“바보~........그런 바보 같은 질문이 어디니. 사랑이란 이유가 없는 거야. 아군은 날 사랑해. 왜 사랑해. 아군은 대답할 수 있어.”
“그.......그거야........그러니까? 잘 모르겠네요.”
“이거 봐~ 아군도 대답하지 못하지. 물론 처음 사랑하게 된 동기는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내가 아군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런 건 모두 잊어버렸어. 이젠 아군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아군도 그렇지 않아.”
“하하하~ 제가 또 틀렸군요. 맞아요. 저도 처음에는 누님이 친누나처럼 친어머니처럼 포근했기 때문에 누님을 사랑하게 되었죠. 하지만 지금은 누님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아군 고마워.........그리고 수혜님에 대해서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 절대 후회하는 선택은 말아야지. 아군이 10년을 넘게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는 여인이잖아.”
“알아요.........그런데 자신이 없네요. 제가 아씨를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아가씨가 저를 떠나 자유롭게 날아가도록 해드려 할 것 같아요. 그게 아가씨를 위하는 길 같아요.”
“아가씨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줄 수 있어.”
“아가씨가 원한다면.........아니다. 지금은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가씨는 정말 아가씨만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야 합니다.”
“그건 남자들의 그릇된 생각이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보내준다. 말이 안돼.”
“누님은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세요.”
“휴~ 모르겠다. 아군이 알아서 해. 우리 수혜님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참 좋다. 눈 오는 강에 배를 띄우고........좀 춥긴 하지만 낭만적이지 않아.”
“하하하~”
수혜는 선실에서 정좌를 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내공수련을 하는 모양이다. 선실에 들어온 장기는 수혜의 요염한 자태를 훔쳐보다가 수혜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쪽에 앉아 자신도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긴다. 수혜를 보고 있으면 불끈불끈 솟구치는 성욕을 주체할 수없기 때문이다. 수혜의 귀에 강물이 차랑거리는 소리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소리가 드린다. 그녀는 내공수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공을 귀에 집중하여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한가한 시간에 내공수련이나 하려 했다. 그런데 정신을 집중하자 아군과 장기의 대화가 들렸다. 수혜는 아군과 장기의 대화를 들었다. 장기란 놈이 아군을 충동질 하고 있었다. 멍청한 아군은 자신의 마음도 몰라주고 장기의 말에 현혹되고 있다. 답답하다. 아군은 나쁜 놈이다. 사랑할 가치도 없는 놈이다. 자신의 마음도 몰라주는 놈이다. 하지만 아군이 자신을 포기하겠다는 투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궁아라가 선실을 나갔다. 궁아라와 아군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 아군과 궁아라의 대화를 들으면 몸속의 피가 뜨거워진다. 아군이란 놈은 궁아라와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 화가 난다. 자신을 버리겠다. 자신을 배신(?)하겠다. 수혜는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가 나서 도저히 못 참겠다. 

“앉아 있어요. 모처럼 두 사람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방해하지 맙시다.”

장기는 눈을 감은 상태에서 수혜에게 말했다. 수혜는 장기를 돌아보았다. 장기는 가부좌를 트고 손을 정갈하게 무릎위에 올린 상태로 눈을 감고 있었다. 수혜는 입술을 깨물었다. 장기라는 놈.......아군에게 자신을 포기하라고 충동질 했던 놈이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지만 이놈도 오래전부터 자신의 몸을 탐하던 놈이다. 성욕에 불타는 놈의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놈은 여자를 하찮게 여기는 놈이다. 기회만 있으면 여자를 강간하는 놈이다. 역겹다. 이런 놈이 사랑을 논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이다. 아군도 나쁜 놈이다. 이런 놈의 말을 듣고 자신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싫다. 아군도 싫고 장기 놈도 싫다. 마음에 울분이 솟구친다. 수혜가 분노하자 그녀의 몸에서 요염한 기운이 뭉클거리며 피어난다. 몸속에 잠자는 흡정마녀의 소녀미혼공이 자신도 모르게 발휘되는 것이다. 장기는 숨이 막히는 요염한 기운에 눈을 뜬다. 수혜는 몽롱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숨이 막히고 심장이 떨린다. 안고 싶다. 참을 수 없는 성욕이 올라온다. 수혜는 입술을 깨물었다. 모든 것이 허망하다. 아군에게 복수(?)하고 싶다. 아군이 자신을 버리기 전에 자신이 아군을 버릴 것이다. 그래 버리자. 아군이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군을 버리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세상에 자신만 사랑하겠다고, 세상에 자신밖에 없다고........이제 와서 사랑하기 때문에 버리겠다고.......모든 것이 허망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왕 버리기로 했다면 지금 버리는 것이다. 그래..........너도 당해봐야 알 것이다.

“저를 원하나요.”

달콤하고 몽롱한 목소리다. 갈증이 난다. 목이 마르다. 자신을 주체할 수 없다. 장기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둘만이 있는 선실, 밖에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고, 강적을 앞에 두고 있어 몸의 세포들은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또한 오래전부터 수혜를 탐할 기회만 엿보고 있던 장기다. 그녀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 장기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번 터져버린 성욕에 온몸이 불타는 느낌이다. 수혜는 장기를 몽롱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던 아군을 버리기로 한 이상 자신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그건 세상에 대한 증오와 가문의 원수에 대한 복수심뿐이다. 그래 세상을 증오하리라.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을 증오하고........자신의 가문을 몰락시킨 배화교에게 복수하리라. 강해져야 한다. 누구도 자신을 깔보지 못하도록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가문의 원수와 세상에 복수하리라. 흡정마녀의 무공은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장기라는 놈은 여자를 우습게 여기는 놈이다. 이런 놈에게는 여자 무서운 줄도 알려주어야 한다. 수혜의 손의 장기의 뺨을 어루만졌다.

“저를 갚고 싶어요.”

장기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혜의 손이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더니 상의에 매어진 매듭을 풀었다. 상의가 좌우로 갈려지며 하얀 속옷이 드려난다.

“꿀꺽~”

장기는 마른 침을 삼켰다. 얼마나 보고 싶던 수혜의 속살인가? 수혜는 속옷 매듭을 풀어준다. 이젠 모든 것을 버리기로 했다. 오직 강해지는 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아군을 위한 순결 따위는 필요 없다. 어두운 실내에 탄탄하고 아름다운 젖가슴이 나타난다. 수혜의 젖가슴이 남자를 유혹하듯이 하얀 자태를 드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장기의 떨리는 손이 수혜의 젖가슴으로 향한다. 수혜는 장기의 손을 잡아 자신의 젖가슴으로 인도했다.

“뭉클~”

하얀 젖가슴에 장기의 손자국이 난다. 수혜의 젖가슴은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하여 황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수혜의 몸이 뜨거워진다. 수혜도 흥분하는 것이다. 저주받은 몸이다. 남자의 손이 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 심장이 뛰고 흥분이 밀려온다. 수혜는 자리에 누웠다. 장기는 탐스러운 수혜의 육체를 바라보다가 침을 삼키며 자신의 상의를 벗었다. 수혜의 눈빛, 작은 손놀림, 몸을 비트는 동작하나하나까지도 남자를 유혹하는 향기가 물신 풍긴다. 장기는 수혜의 젖가슴을 빨고 싶었다. 

“쫍.........쪼오옥~ 쩝~~ 쩝~~”
“하이..........하이..........아음~”

장기의 혀가 젖꼭지를 희롱하며 입술로 분홍색 꽃망울을 깨물었다. 수혜의 살결은 비단처럼 부드럽다. 장기의 한손이 반대편 젖가슴을 주무른다. 몸속에서 불덩이가 올라온다. 장기의 애무에 미칠 것 같은 흥분이 올려오는 것이다. 자신을 주체할 수없다. 이건 아니다. 자신은 흥분하면 안 된다. 자신은 강해지기 위해 장기를 이용할 뿐이었다. 그런데 저주받은 몸뚱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흥분하고 있다. 수혜는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았다. 밖에는 아군과 궁아라가 있다. 아군에게 보라고 하는 시작한 짓이지만 가슴 한쪽에서 알 수 없는 슬픔이 올라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막는 것이다. 흥분과 쾌락 사이에서 느끼는 슬픔........수혜는 복잡한 심정으로 장기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고 있었다.

아군의 귀에 달짝지근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아군의 눈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돌아간다. 신음소리는 선실에서 들리고 있었다. 아무리 코맹맹이 소리지만 너무나 귀에 익숙한 소리다. 바로 수혜의 신음소리다. 아군은 노를 놓고 선실로 달려가려 했다. 궁아라도 신음소리를 들었다. 궁아라는 달려가려는 아군의 손을 잡았다.

“들어가지마.”
“아가씨의 신음소리 입니다.”
“지금 들어가면 안돼........잘 들어봐~ 아파서 내뱉는 신음소리가 아니야. 이건 흥분했을 때 내는 소리란 말이야.”
“서..........설마.”
“아군만 아니라 내 귀에도 똑똑하게 들려. 아군이 들어가면........수혜아가씨가 곤란해져. 그냥 모르는 척 해.”
“자.........장기님과 수혜아가씨가.......서........설마.”
“장기님과 수혜님은 지난 몇 달 동안 생사를 같이 했던 사이야. 이막수와 유미림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들었지. 나와 아군도 생각해봐. 그들에게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누가 장담하겠어. 그리고 내가 알기로 장기님도 수혜님을 원하고 있어. 그의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지.”
“아가씨가........장기님하고........”

아군은 복잡한 시선으로 선실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고 돌아섰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궁아라의 말대로 지금 들어가면 아가씨가 곤란해진다. 궁아라는 아군이 먼 산을 바라보면 노를 젓고 있자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장기와 아군의 대화를 들었듯이 수혜도 들었을지 모른다. 장기와의 대화를 들었다면 자신과의 대화도 들었을 것이다. 아군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수혜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이다.

장기의 손이 수혜의 치마 속으로 들어간다. 미끈하고 부드러운 수혜의 다리가 만져진다. 손이 장딴지를 타고 무릎을 지나 허벅지에 이른다. 수혜의 다리가 벌어진다. 덥다. 몸이 타는 것 같다. 이젠 참을 수 없다. 수혜는 치마끈을 풀렸다. 장기의 손이 거칠어진다. 장기가 겉치마와 속치마를 한번에 벗기니 수혜의 길게 뺏은 다리가 나타났다. 희미한 선실에 드려난 수혜의 육체.........눈이 부시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여인들의 나체를 보았다. 하지만 수혜처럼 완벽한 몸매를 가진 여인은 처음이다. 아무리 뛰어난 장인이 평생의 심혈을 기울려 조각해도 수혜 육체만큼 아름다운 조각품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장기는 침을 삼킨다. 갈증에 목이 타는 것 같다. 아름답다는 말이나 요염하다는 말은 수혜에게 오히려 욕이 될 것이다. 신이 실수로 인간세가에 내려 보낸 선녀라고 해야 할까? 수혜는 인세의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장기의 손이 수혜의 허벅지를 타고 가랑이 사이로 들어간다.

“하이.........하이.......헉~”

장기가 어디를 만진 것일까? 수혜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엉덩이가 들고 바들거린다. 수혜의 엉덩이에 걸려있는 작고 앙증맞은 천이 있었다. 장기는 천의 가운데 부분을 만지고 있었다. 촉촉하다. 수혜도 흥분하는 모양이다. 장기는 수혜의 몸을 가리고 있는 마지막 남은 천을 잡아당긴다. 

“찌이익~”

장기의 손에 천은 힘없이 찢어지고 마지막까지 수혜의 몸을 가리고 있던 천이 떨어졌다. 장기의 눈이 붉어졌다. 수혜의 길고 윤기 흐르는 체모와 분홍색 동굴이 눈앞에 드려났기 때문이다. 장기는 수혜의 다리를 잡고 좌우로 벌려본다. 아무런 저항이 없다. 수혜의 다리가 좌우로 벌어지며 분홍색 동굴이 입을 벌린다. 장기는 양손으로 체모를 정리하더니 머리를 숙여 수혜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온다. 수혜의 동굴에서는 미끈미끈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장기는 혀를 내밀어 수혜의 보지를 핥아본다.

“헉~~ ” 

수혜의 엉덩이가 위로 솟구친다. 장기는 한손으로 수혜의 엉덩이를 받치고 이빨로 음핵을 깨물었다. 

“아아아앙~ 그.......그만.........하흐흐흑~ 미칠 것 같아~......아아아”

이젠 창피하다는 생각도 없다. 머릿속이 텅 빈 느낌이다. 장기는 손가락으로 뜨거운 동굴 쑤셔본다.

“하악~ 하흑~ 기.........깊이..........더 깊이.”

수혜의 엉덩이가 흔들린다. 빡빡하다. 질의 조임이 대단하다. 단지 한 개의 손가락이 들어갔을 뿐인데 이런 압박감을 준다. 장기는 또 다른 손가락 하나를 쑤셔 넣는다. 잘 들어가지 않는다. 장기는 검지와 중지를 수혜의 보지 속에 쑤셔 박고 상하로 흔들기 시작했다.

“아아아앙.........미칠 것 같아. 아흑.......아아아앙~”
“질퍽~........질퍽~........질퍽~”

음탕한 소리와 함께 수혜의 신음소리가 높아진다. 장기는 나머지 한손으로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보지가 물을 토하며 손가락이 흥건해 진다. 장기의 자지는 이미 팽창 할대로 팽창해서 아픔이 느껴질 정도였다. 장기는 수혜의 위로 올라왔다. 육중한 장기의 몸무게가 느껴진다. 싫지 않다. 남자의 살이 자신의 살에 닦는 것만으로 숨 막히는 흥분이 밀려온다. 수혜의 기억 한 칸에 숨어있던 아군과의 일이 떠오른다. 그때 자신은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기절한 아군을 강간했다. 아군과의 첫경험에서 자신은 쾌락보다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왜 지금 그런 생각이 나는 것일까? 수혜의 뺨에 투명한 액체가 흐른다. 장기는 손가락을 빼고 자지를 보지로 가져갔다. 탁탁하고 뜨거운 살덩이가 보지 살을 애무한다. 너무나 극심한 자극에 허리가 휘어진다. 장기도 참을 수 없다. 

“푹~~~”
“하흑~~~ 엄마~~” 

수혜의 비명소리가 선실에 울린다.

노를 잡고 있는 아군의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선실에서 들려오는 수혜의 비명소리.......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수혜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다. 궁아라는 아군의 겉으로 다가와 아군의 손을 잡아주었다.

“배는 내가 젓을 게. 건너편 배에 술이 있을 거야. 도치님이 어부들에게 사는 것을 봤거든. 그곳에서 한잔하고 와~”
“누..........누님.”
“가.........이런 날씨에는 배화교도 우릴 공격하지 못할 거야.”

궁아라는 선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입에 담지 않는다. 아군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아군은 힘없는 표정으로 궁아라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궁중으로 솟구친다. 공중으로 솟구친 아군의 몸이 공중에서 한바퀴 회전을 하더니 조금 떨어진 도치와 악무룡의 배로 날아간다. 답답했다. 미칠 것만 같다.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

궁아라는 아군이 건너가자 선실을 쪽을 바라보았다. 수혜........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장기와 정사를 벌이는 것일까? 흡정마녀의 무공으로 인해 마성이 폭발한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본 수혜는 의지가 강한 여인이다. 아군에 대한 복수일까? 아마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한숨이 나온다. 그녀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하지만 왜 지금인가? 왜 지금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인가? 눈앞에 적이 있다. 모두 긴장하고 철저하게 준비해도 승산이 희박한 싸움이다. 그런데..........그녀는 눈앞에 적을 두고도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 아군의 말에 충격이 받았기 때문일까? 자신을 놓아주겠다는 아군의 말이 그렇게 충격적인 말이었을까? 사랑이 아닌 동경이라는 말이 충격적인 말이었을까? 같은 여자지만 수혜를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기회는 많다. 좋은 기억을 간직하며 헤어질 수도 있지 않는가?

수혜의 보지 속은 마치 죽음의 늪 같았다. 한번 빠지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처럼 한번 들어간 자지는 뿌리까지 단번에 들어갔다. 오물오물 물어주는 질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다. 장기는 엉덩이를 뒤로 빼려 했다. 움직이지 않는다. 물어주는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장기가 움직이지 않자 수혜의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하이.......아아앙.....제발 깊이..........움직여........아아아앙~”
“헉~ 헉~ 쌍년아. 너무 물지 마. 자지가 끊어질 것 같아. 빌어먹을.......년~”

장기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온다. 장기는 여자 경험은 많았다. 장기는 여자와의 정사에서 향상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 급급한 놈이다. 수혜는 장기가 욕을 하자 더욱더 몸부림친다. 그동안 장기와 다른 여인의 정사를 훔쳐보면 장기에게 익숙해 졌는지 모른다. 

“헉~ 헉~ 가랑이 더 벌리고 힘을 빼란 말이야.”
“하이........하이..........쑤셔.........보지가 찢어지도록 쑤셔........어서.”
“썅년~.......처녀도 아닌 년이 뭐가 이렇게 빡빡해~”

장기는 오랜 경험으로 수혜가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혜의 보지는 처녀이상의 신축성을 가지고 있었다. 장기의 이마에 땀이 흐른다. 장기는 힘들게 자지를 빼낸다. 

“수겅.........푹~~........수겅........푹~~”

장기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지가 보지를 쑤시면 질퍽한 소리를 낸다.

“헉~ 헉~ 깊이........더.......수혜 죽어........더 깊이......하흑~~”
“쌍년~ 그동안 도도한척 굴더니 한번 쑤셔주니 맛이 가는군........그래......쑤셔주지.....헉....헉~ 힘차게 쑤셔준다.”
“퍽......퍽......푹.....푹......푹.......푹~”

수혜가 토해낸 물로 보지가 흥건해지고........자지의 움직임에 질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장기는 벌써 사정의 기운이 몰려왔다. 이젠 자신도 버티기 힘들다.

“헉~ 헉~ 썅년~ 보지 벌려. 싼다. 윽~~ 으.........윽~”
“안돼 조금만 더.......더........하흑~”

보지 속에 뿌리까지 들어간 자지가 잔뜩 부풀어 오르더니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수혜의 손이 장기의 등판을 잡고 매달린다. 그때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장기의 내공이 급격하게 수혜에게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헉~ 이........이게 뭐야. 안..........돼~”

장기는 자신의 내공과 정기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에 수혜에게 떨어지려 했다. 하지만 하나로 연결된 몸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만.........그만 해.”
“뻥~~~”
“그~아아악~”

장기는 뒤에서 날아오는 장에 옆구리를 강타당하며 한쪽으로 굴려간다. 선실로 들어와 장기에게 장을 날린 사람은 궁아라였다. 궁아라는 수혜와 장기를 번갈아보더니 한숨을 쉬고 말없이 선실을 빠져나간다. 궁아라가 나서지 않았다면 내공과 정기를 갈취당한 장기는 앙상한 해골만 남긴 시체로 변했을 것이다. 수혜는 아직도 쾌락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멍한 눈빛으로 장기를 보고 있었고, 크게 당한 장기는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 선실 밖으로 기어 나왔다. 선실에 계속 있다가는 수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또 다시 수혜를 탐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궁아라는 눈을 돌려버린다.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아군을 다른 곳으로 보낸 것은 아군이 괴로워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수혜와 장기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군은 도치와 악무룡이 있는 배로 건너왔다. 그쪽 배에는 악무룡과 도치 외에 곽지향과 사우가 타고 있었다. 아군이 배를 젓고 있는 사우에게 인사를 하고 선실로 들어가자 한참 술을 마시고 있던 도치 일행이 아군을 맞이했다.

“무슨 일이야.”
“술이 고파서 왔다.”
“하하하~ 아군에게도 그런 면이 있었나. 잘 왔다. 앉아라. 독한 술이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아군은 자리에 앉자마자 항아리를 들어 입에 붙는다.

“아아~ 누가 잡아 가냐. 천천히 마셔라.”

아군은 쉬지도 않고 한 항아리의 술을 모두 마시고 자리에 내려놓았다.

“무슨 일 있냐.”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술이 고파서 왔다니까?”

아군은 다른 항아리을 잡아 다시 입속에 붙는다. 이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항아리에 담긴 술도 아군의 입속에 모두 들어갔다. 아군이 세 번째 항아리를 잡으려하니 악무룡이 항아리를 잡았다.

“우리도 좀 먹자.”
“아~ 미안...........”
“무슨 일이냐.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마라. 아무 일도 없는데 이렇게 폭음할 놈이 아니잖아.”
“쩝~ 아무래도 수혜아가씨를 보내 드려야 할 것 같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가씨를 보내다니. 수혜가 무섭데. 도망치고 싶데.”
“킥킥킥~ 그게 아니라........내 마음 속에서 아가씨를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서.......아가씨는 내가 겉에 있는 것이 싫은 모양이야.”

악무룡은 아군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모든 일이 있기에 아군의 입이란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 하지만 아군을 말리고 싶진 않다. 아군이 떠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잘 생각했다.........그녀를 위해서 보내주는 게 도리야.”
“너도 그렇게 생각해.”
“도치야 너는 어떻게 생각해. 아군이 놈은 벌써 여자가 세 명이나 되잖아.”
“쩝~! 난 한명도 없는데.........그래........궁아라도 정말 예쁘더라. 그녀가 원하면 보내드려.”
“그래.........너희들도 같은 말을 하는 구나........보내야지.........술 좀 마시자.”

아군은 악무룡의 손에서 항아리를 빼앗아 술을 마신다. 악무룡도 이번에는 말리지 않는다. 머리가 어지럽다. 취한 모양이다. 아군은 눈을 감았다. 이곳에서 잠들고 싶다. 자신의 배로 돌아갈 용기가 없다. 


ps : 이번 편을 모두 쓰고도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아무래도 돌이 난무할 것 같아서리......고민 많이 했어요. 설문조사까지 했죠.......수혜를 지켜달라는 부탁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글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수혜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수혜의 순결을 지켜주면........그의 구상이 틀어져버립니다. 순결을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육체의 순결.......?????? 수혜를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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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예향(睿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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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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