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77(설비(雪匕)의 비밀)-2

태산으로 올라간 도치일행은 곽지향의 안내로 협곡을 지나고 있는데 그들이 지나는 길은 길이 가파른 낭떠러지로 한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하여 곽지향을 선두로 해서 일렬로 줄을 지어 지나고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그래도 무난하게 지나고 있는데 경공이 떨어지는 도치는 한 겨울인데도 밑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발로 발밑이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기 때문이다. 도치의 바로 뒤에 있던 악무룡은 도치가 벽에 달라붙어 답답한 정도로 느리게 이동하자 도치의 어깨를 툭 친다.

“으악~ 뭐야 새끼야~”
“놀라기는........야야~ 내가 신법이나 경공을 공부 좀 하라고 누누이 강조했지. 꼭 뭐 마려운 강아지새끼처럼 뭐하는 짓이냐.”
“나도 알아 새끼야. 안 그래도 떨리는데 자꾸 놀리지 마~”
“하하하~ 알았다. 알았어. 저기 곽지향님........얼마나 더 가야 됩니까?”
“제 기억이 확실하다면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호호호~ 도치님........제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경공공부를 알려드릴 게요.”
“야야~ 지향님이 그래도 같은 조라고 알려주신데........열심히 배워라.”
“곽지향은 싫어. 차라리 네가 알려줘~”
“뭐야. 이 새끼가 호강에 초를 쳤네. 지향님 같은 미인이 알려주겠다는데 왜 싫어 새끼야.”
“나보고 여자를 스승으로 모시라는 거냐. 싫다.”
“웃기는 자식이네.”

도치와 악무룡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데 선두로 가던 곽지향이 입을 삐죽거린다. 도치는 향상 이런 식이다. 도치와 한조로 활동할 때 곽지향은 몇 번이나 도치에게 신법이나 경공을 알려주려 했지만 그때마다 도치는 싫다고 했다. 그때는 도치가 왜 자신의 친절을 거절했는지 몰랐는데 지금 들어보니 자기가 여자였기 때문이다. 곽지향은 도치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한 것이다. 

“흥~ 됐어요. 이제 빌어도 가르쳐주지 않을 겁니다.”
“하하하~ 지향소저가 단단히 삐진 모양이다. 도치야 어떻게 할 거냐.”
“나도 됐어. 여자에게 배우느니 안배우고 만다.”
“싸우지 마세요. 경공은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말이네.........정말 내가 알려줄 거야.”
“예~ 제가 익히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에 들어있는 경공들은 많아요. 제가 도치님이 익히기 편한 신법과 경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고맙다. 마수야.”

도치와 마수의 말을 듣고 있던 곽지향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입을 다물어 버린다. 

“자자~ 서두르자........지향님 다시 가시죠.”

금막비의 말에 곽지향은 다시 칡넝쿨이나 잡초들을 헤치며 길을 가다가 다른 곳보다 칡넝쿨 우겨진 한 벽에 멈추었다. 바로 이곳이 곽지향이 찾던 곳이다. 곽지향은 품속에서 단검을 빼나 조심스럽게 칡넝쿨로 잘라보니 시키면 입을 벌리고 있는 동굴이 나타났다. 곽지향의 바로 뒤에 있던 마수가 미리 준비한 횃불에 불을 붙여 곽지향에게 전해주니 곽지향은 횃불을 들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무척이나 넓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아 벽에 이끼들이 가득하고 바닥에는 이름모를 벌레들이 기어 다닌다.

“바닥에 있는 벌레들은 독충은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 조심하세요. 저번에 왔을 때 독거미를 본 기억도 있거든요.”

곽지향은 다른 사람들에게 주위사항을 알려주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이막수는 횃불을 들고 동굴 주위를 살펴보며 걸었고, 그의 겉에는 유미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곽지향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곽지향 일행이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동굴이 세 개로 나누어진다.

“두 개의 동굴은 막힌 동굴이고 저기 가장 오른쪽 동굴이 우리가 가는 곳과 연결됩니다. 한 중간쯤 가면 다시 몇 개의 동굴로 나누어지고 제가 말한 한풍(寒風)과 열풍(熱風)이 물어오는 동굴이 나타날 겁니다.”
“알겠습니다. 혹시 모르니 여기서부터는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마수는 말과 함께 선두로 나선다. 곽지향은 영장평원에서 다친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다. 앞에 무엇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부상당한 곽지향보다는 자신이 선두로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수가 선두로 나서고 곽지향은 마수의 뒤를 따르며 길을 안내한다. 마수가 한참을 전진해보니 곽지향의 말대로 동굴이 네 갈레로 갈라지고 왼쪽 동굴에서 뼈를 애는 듯한 차가운 한풍(寒風)이 불어오고 있었다. 마수는 급히 내공을 끌어올려 한풍(寒風)에 대항해 보지는 이빨이 덜덜 떨리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질 지경이다. 

“춥네요. 무슨 바람이 이렇게 차겁죠.”
“제가 말한 동굴이 바로 저곳입니다. 그때도 들어갈 때는 이렇게 한풍(寒風)이 불었는데 나갈 때는 열풍(熱風)이 불더군요.”
“지향님은 들어가 보셨어요.”
“시도는 해봤죠. 하지만 동굴로 직접 들어가면 지금 느끼는 한기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버지나 저도 조금 들어가다 포기했어요.”
“그래요. 일단은 위치를 알았으니 목적지로 가죠. 지향님 어디로 가야 되죠.”
“오른쪽 끝에 있는 동굴입니다. 참고로 나머지 오른쪽에서 두 번째 동굴로 들어가도 목적지는 똑 같아요. 단지 출구가 다르죠. 그리고 나머지 한 동굴은 저도 어디로 통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가보지 않았거든요.”
“알겠습니다. 그럼 목적지까지 가죠.”

마수는 오른쪽 동굴로 향하고 다른 사람들도 마수의 뒤를 따른다. 마수가 일식경 정도 걸어가니 갑자기 동굴이 따뜻해지며 멀리 밝은 빛이 보인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마수가 걸음을 재촉해보니 동굴이 끝나며 눈부신 태양과 함께 넓은 분지가 나타났다. 분지의 사방은 높은 봉우리들로 둘려 쌓여있고 분지의 곳곳에 기화요초가 피어있다. 그리고 분지를 중간을 가르며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제가 말한 곳이 이곳입니다. 저기 숲으로 가면 과실수들이 많아요. 또 계곡에는 물고기들도 많아서 식량걱정은 없을 겁니다.”
“음~ 밖은 겨울인데 이곳은 봄이군요.........정말 수련하기 적당한 장소 같군요.”
“먼저 밥부터 먹고 각자 머물 장소를 찾아보자.”
“이렇게 하죠. 저기 계곡 건너편에 움막을 두체 만들어서 한 체에는 곽지향님과 유미림님이 쓰고 나머지 한 체에는 남자들이 쓰도록 하죠.”
“쩝~ 다들 눈치들이 없네. 움막을 3개 만들어야지. 유소저와 이공자는 부부 아니야. 젊디젊은 연인을 갈려놓으면 쓰나.”

금막비의 말에 유미림은 얼굴이 붉어져서 고개를 숙이고 이막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먼 산을 바라본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표정을 보며 한참을 웃더니 이내 작업을 시작했다. 도치와 사우가 움막을 짓기 적당한 나무를 잘려오면 금막비와 이막수가 움막을 만들고 유미림과 곽지향 그리고 악무룡은 집안에 들어갈 탁자나 침상 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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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일행이 홍인과 사대금강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사사천교로 향하고 있는데 마차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창가에 앉아있던 하후소하가 마차창문을 열어보니 철기군의 대장이 마차와 나란히 달리며 창가 옆에 있었다.

“무슨 일이죠.”
“아무래도 꼬리가 붙은 모양입니다.”
“예~ 무슨 말씀이죠.”
“얼마 전부터 우리를 추적하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철기대 몇 명을 보내 알아보니 복장으로 보아 남궁세가와 황보세가의 무사들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우릴 추적하고 있단 말입니까? 혹시 같은 방향이 아닐까요.”
“아닙니다. 령능에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계속 우리들 뒤만 따르고 있습니다.” 
“음~ 그래요. 일단 저들의 의도를 모르니 모르척하세요.”
“알겠습니다.”

소하는 창문을 닫고 아군과 초벽하를 바라본다. 아군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수라기를 끌어올려서 천이통를 실천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군은 멀리서 들리는 말발굽소리와 사람들의 발자국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지러운 발자국을 분별해서 들어본 결과 철기대의 뒤를 추적하는 사람들은 대충 사백 명 정도다. 아군은 다시 눈을 뜬다.

“사백 명 정도가 뒤를 따르고 있어요.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이 오십 명 정도고 나머지 사람들은 경공을 발휘하여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리고........아닙니다. 하여튼 사백 명 정도입니다.”
“구파일방에 이어 칠대세가도 나선 모양이군요.”
“흥~ 황보세가와 남궁세가가 몸이 달았던 모양이군. 소하야 어떻게 할 거야. 아무래도 좋은 목적으로 우릴 추적하는 거 같지는 않는데 말이야.”
“아직 저들의 의도를 모르잖아.”
“척보면 몰라. 저들이 좋은 뜻으로 우릴 따라오겠어. 저들은 분명 군랑을 노리고 있는 거야. 다만 사사철기군 때문에 섣불리 공격을 못하는 거지. 아마 철기군만 없었다면 바로 공격했을걸.”
“저들이 먼저 도발하지 않을 이상 우리가 먼저 공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지켜보도록 하죠.”
“우리가 가야할 온주까지는 앞으로 오일은 더 달려가야 해. 그동안 저들이 가만있을 것 같아. 내 생각에 저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거야. 아마 우리가 조금만 허점이라도 보이면 당장 공격할 거야.......아예 다른 세력까지 달라붙기 전에 지금 제거하는 편이 좋아.”
“우리가 먼저 공격하는 건 곤란해. 안 그래도 우릴 의심하고 있는데...........”
“소하.......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어차피 저들의 목적은 저잖아요. 저만 없으면 저들도 사사철기군을 공격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따로 움직이는 건 어때요.”
“말도 안돼요. 어떻게 군랑 혼자 보내요.”
“제가 도망만 치겠다면 저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음양비로 온주까지 단번에 달려가면 됩니다.”
“저들이 우릴 공격할 생각이라면 군랑이 없어도 공격합니다. 저들은 군랑일행과 우리가 같은 편으로 알고 있어요.”
“그건 소하 말이 맞아. 군랑이 없다고 공격 안할 놈들이 아니야.”

아군은 소하와 벽하가 반대하자 얼굴을 찡긋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날이 어두워졌다. 밤이 된 것이다. 사사철기군은 벌써 삼일동안 한숨도 쉬지 못하고 달려왔다. 다시 마차의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하가 문을 열어보니 철기군의 대장이다.

“소공녀님. 아무래도 오늘은 쉬어가야겠습니다. 철기군도 철기군이지만 말들이 너무 지졌습니다.”
“알았어요.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쉬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마침 조금만 더 달려가면 평지가 나옵니다. 그곳에서 아영을 하겠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하세요.”

사사철기군은 넓은 평원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말에서 내려서 말을 풀어놓고 자신들도 모닥불을 피우고 자리에 앉았다. 마차에 타고 있는 아군일행은 마차에서 내리지 않고 마차 안에서 쉬기로 했다. 하후소하는 남궁세가와 황보세가의 무사들을 감시하기 위해 철기군 중에서 은신술과 경공이 빠른 몇 명을 추려서 남궁세가와 황보세가의 동태를 감시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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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철기군의 후미를 추적하고 있던 무사들은 철기대의 보고대로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이었다. 남궁세가와 황보세가는 무림첩을 받고 내부논의를 거친 다음 무림공적인 십이사들을 처단하기 위해 무사들을 이끌고 세가를 출발했다. 황보세가의 이백무사를 지휘하는 자는 대공자인 황보명이며 남궁세가의 이백무사들을 지휘하는 자는 남궁세가의 대공자인 남궁벽이었다. 이들은 사사철기군이 야영을 시작하자 자신들도 철기군과 멀리 않은 곳에 멈추어 사사철기군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었다.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 틈에 3명의 젊은 남녀가 보인다. 바로 남궁벽과 황보명 그리고 황보면을 따라온 황보혜경이다. 황보혜경은 무림사미의 일인답게 아름다운 외모를 뽐내고 있었다.

“남궁형~ 저놈들이 오늘은 노숙을 할 모양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생각 같아서는 당장 공격하고 싶지만 사사철기군이 부담스럽군요.”
“무적의 철기군 이라고 하지만 그건 40년 전의 일입니다. 남궁형은 사사철기군이 겁나는 모양이군요.”
“가당치도 않은 소리.......이 남궁벽이 사사천교 따위를 두려워할 것 같습니까?”
“사사천기군은 40년까지 무적이라 불리던 부대입니다. 정말 겁나지 않으세요?”
“하하하~ 황보형이 겁나는 모양이군요. 왜요. 그들의 과거명성 때문입니까?”
“후후후~ 사사철기군의 명성은 과거의 일이죠. 전 우리 황보세가의 무사들을 믿습니다. 비록 숫자는 저들보다 적지만 개개인의 실력은 우리세가의 무사들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황보형은 오늘 밤에 공격할 생각입니까?”
“호호호~ 오라버니가 아버님이나 원로들에게 큰소리치고 나오시더니 마음이 급하신 모양이네요.”
“쩝~ 하긴 저도 아버님께 큰소리치고 나왔습니다........좋습니다. 마침 저들이 쉬고 있으니 오늘밤에 기회죠. 밤이 깊어지면 공격하도록 하죠.”
“하하하~ 좋습니다. 그럼 우리 황보세가가 선봉에 쓰도록 하죠.”

황보명과 남궁벽은 사사철기군이 쉬는 틈을 이용해 철기군을 공격하기로 했다.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에서 아직 강호경험도 미천하고 나이도 어린 황보명과 남궁벽에게 이번 일을 맡긴 것은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먼저 무림인들의 모든 이목이 사호팔랑과 사사철기군에게 쓸려 있으니 만일 자신들의 대공자가 사호팔랑과 사사철기군을 물리친다면 단번에 이름이 알려질 뿐 아니라 무림공적을 물리쳤다는 명예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세가를 짚어지고 갈 공자들의 능력을 알아보자는 목적도 있다.

밤이 깊어 인시(새벽 3~4시)가 되었다. 황보명과 남궁벽은 세가의 무사들을 깨워 먼저 사사철기군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몇 명의 무사들을 사사철기군의 진영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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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에 있던 아군이 소하와 벽하를 깨웠다. 잠에 취해있던 소하와 벽하가 일어난다.

“군랑 무슨 일이죠.”
“마차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어요.”

아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차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소하가 창문을 열어보니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을 감시하던 무사 중 한명이다.

“무슨 일이죠.”
“저들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우릴 공격할 모양입니다.”
“확실한 겁니까?”
“예~ 현제까지의 움직임을 보면 확실합니다.”
“알았어요. 대장님께 보고하고 최대한 조용히 전투준비를 하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한편 사사철기군을 비밀리에 따르고 있던 은마마령군도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들은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대오를 정비하고 일부무사들이 사사철기군에게 향하자 그들의 뒤를 추적했다. 사사철기군은 계속된 강행군으로 무척이나 피곤한 모양인지 경계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닥불 주위에 잠들어 있었다. 황보세가의 무사들은 멀리서 사사철기군의 동태를 살펴보더니 다시 본대로 돌아갔다. 그들을 감시하던 은마마령대도 돌아갔다. 하지만 그들이 떠나고 잠들어 있던 철기군들이 하나 둘 깨어나 평원에 풀어놓았던 말을 끌어와 대오를 정비하고 있었다. 은마마령대를 지휘하는 오수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초하벽은 자신들이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사사철기군을 공격할 태세다. 그런데 사사철기군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들 힘으로 남궁세가와 황보세가를 상대하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오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무사들 몇 명을 불려 효시(嚆矢)를 준비했다. 효시는 화살촉에 구멍을 뚫어 공중을 쏘면 휘파람소리가 나는 화살이다. 그는 효시 몇 개를 준비하여 사사철기군이 머물고 있는 진형으로 쏘아 올렸다. 

“휘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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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이 날아가며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사사철기군은 효시가 쏘아지기 전부터 미리 말을 준비하고 대오를 정비하고 있었다.

“소하야~ 정말 저들과 싸울 거야?”
“사사철기군이 무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 한번도 적(敵)에게 등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이야. 저들에게 사사철기군이 어떤 부대인지 똑똑히 보여주겠어.”

하후소하는 마차에서 내려 직접 말을 타고 철기군의 선두에 있었고 그녀의 좌우에 아군과 초벽하가 있었다. 아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공격할 것이다. 아군은 공격하는 남궁세가와 황보세가 무사들의 실력도 모르지만 철기군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 숫자상으로 보면 이쪽은 오백 명이 조금 넘고 저쪽은 사백 명이 조금 넘는다. 철기군의 숫자가 많다고 하지만 저들은 황보세가와 남궁세가에서 고르고 고른 무사들일 것이다. 그때 하늘 위에 화살이 솟아졌다. 바로 은마마령대가 쏘아올린 화살이다.

“아마 우리를 비밀리에 따르는 무사들이 쏘아올린 모양이네요.”
“예~ 무슨 말이죠.”

바짝 긴장하고 있던 소하가 아군의 중얼거리는 말에 아군을 바라본다.

“얼마 전부터 우리를 따르는 무리들이 있었어요. 저도 얼마 전에 알았죠.”
“그래요. 그런데 지금까지 왜 말씀하지 않으셨죠?”
“적(敵)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서 말하지 않았죠. 제가 천이통으로 자신들끼리 하는 말을 들어보았는데 은마마령대 같더군요.”
“은마마령대?.........그럼 그들이 천마마련으로 철수하지 않고 우리 뒤를 따르고 있었다는 말씀이세요.”
“전부는 아니고 대충 이십 명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천명염라가 내가 걱정돼서 붙어둔 모양이네.......늙은이가 쓸데없는 짓을 했어.”
“고맙지 뭐~ 그러나저러나 이것들이 겁도 없이 우리들을 공격해........오늘 오백의 사사철기군이 왜 무적이라 불리는지 똑똑히 보여 주겠어
"와~ 소하가 그렇게 말하니까 되게 무섭다.”

그때 멀리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보인다. 황보세가의 무사들이 조심스럽게 사사철기군 진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아군은 뒤를 돌아보았다. 철기군의 뒤에도 그림자들이 보인다.

“소하.......뒤쪽에도 접근하는 놈들이 있어요. 아무래도 앞뒤로 공격할 모양입니다.”
“사사철기군은 나누는 것은 전략적으로 좋지 않아요. 아예 각계격파를 하는 쪽을 선택하겠습니다. 먼저 앞에 오는 놈들부터 박살내죠.........대장님 준비하세요.”

명령을 받은 사사철기군의 대장이 신호하자 철기군이 일렬로 도열하며 창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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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사철기군의 전면으로 접근하던 황보명에게 무사 한명이 달려왔다.

“대공자님.......아무래도 놈들이 우리의 공격을 알아챈 모양입니다.”
“흥~ 놈들도 바보는 아닌 모양이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퇴각하니까?”
“퇴각? 하하하~ 모슨 가당치도 않은 소리........황보세가의 무사들이 사사천교 따위가 무서워 도망친단 말이야. 우리는 남궁세가보다 먼저 놈들을 친다.........전원 전속력으로 돌진~”

황보명의 명령에 황보세가의 무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사사철기군에게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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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후소하는 멀리서 달려오는 황보세가의 무사들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평지에서 철기군를 공격하다니........정말 한심하군요. 놈들은 병법의 기본도 모르는 놈들입니다.........대장님 돌격하라고 하세요. 오늘 밤 사사철기군이 얼마나 대단한 부대인지 똑똑히 알려주세요.”
“존명.............모두 창을 들어라.”

대장의 명령에 오백의 철기군이 일제히 창을 들어 말과 수평으로 잡는다.

“돌격~~ 한 놈도 남기지 마라.”
“두두두두~~ 두두두두~~”

밤하늘에 우렁찬 말발굽소리가 진동하며 오백의 철기군이 달려오는 황보세가 무사들을 향해 돌진한다. 가장 선두로 달리고 있던 아군이 수라기를 끌어올리니 아군의 몸이 한순간에 흰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군이 단번에 십일성의 수라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군은 황보세가의 무사들이 가까워지자 공중으로 솟구치며 수라기를 양팔에 집중했다. 어차피 시작된 싸움이라면 아군(我軍)의 피해를 최소로 줄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장부터 상대방의 사기를 꺾어버려야 한다. 아군의 양팔에서 하얀색의 손 그림자들이 피어나며 가장 선두로 달려오는 황보세가의 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아아아아~.........콰아앙아아~........쾅~ 쾅~~ 쾅~~”
“끄윽~~~”
“크아아악~”

아군의 손에서 피어난 그림자들이 황보세가 무사들의 머리위로 날아가더니 엄청난 폭음과 함께 사지가 절단되고 몸이 터져버린 무사들의 시체가 사방으로 날아간다. 후미에 있던 황보명과 황보혜경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단한번의 장으로 황보세가가 자랑하는 십여 명의 무사들이 차가운 시체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바로 사사철기군의 창들이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하라..........물러나지 마라.”

아군의 신위(神威)에 잠깐 정신이 나간 황보세가의 무사들이 황보명의 명령에 철기군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무사들의 검이 철기군을 공격하기도 전에 철기군의 기다란 창이 무사들을 산적꽂이처럼 뚫어버리고, 철갑으로 무장한 철기군의 말들이 바닥에 쓰려진 무사들을 무참하게 짓밟고 지나간다. 

“크아아악~~~”
“이놈~~ 죽어라.” 
“깡~~” 
“흥~ 그런 무딘 검으로 갑옷에 흠집도 나지 않는다.”

힘들게 날아올라 철기군의 어깨를 공격했던 무사의 검은 철기군의 두꺼운 갑옷을 뚫지 못하고 중간에 멈추었고, 공격당한 철기군은 자신을 공격한 무사의 목을 베어버린다. 사사철기군은 사람뿐만 아니라 말까지 철갑을 두르고 있기 때문에 말이나 철기군을 공격하던 황보세가 무사들의 검은 두꺼운 갑옷을 뚫지 못하고 튕겨지기 일쑤였고, 당황한 무사들에게는 철기군의 창이 어김없이 날아와 가슴이나 목을 관통해 버린다. 

아군은 다시 말로 내려와 적의 대장을 찾아보았다. 싸움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적의 우두머리를 잡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하........누가 적의 우두머리가 알겠어요.”
“저도 모르겠어요. 일단 철기군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윤관이 드려날 겁니다.”

철기군의 공격방식은 일단 창을 세우고 돌격하여 적(敵)의 대오를 흐트러트리고, 이차로 대오가 흐트러진 적을 검과 암기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오백의 철기군이 황보세가 무사들을 밟고 지나가더니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이제 이차 공격을 준비하는 것이다.

황보명은 어의가 없었다. 단 한번의 공격으로 황보세가 무사들의 절반 이상이 절멸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황보명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공자님 후퇴해야 합니다. 우리의 상대가 아닙니다.”
“이...........이익~ 무슨 소리...........후퇴는 없다. 공격하라.”

황보세가의 명령을 받은 무사들이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이미 사사철기군이 검을 휘두르며 자신들에게 돌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놈이 대장 같군요. 제가 잡아오겠습니다.”

아군은 황보명을 발견하고 그에게 돌진했다. 소하와 벽하는 불안한 눈으로 달려가는 아군을 지켜본다. 황보명은 자신에게 돌진하는 무사를 발견했다. 그는 다른 무사들처럼 갑옷을 입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앞을 막는 무사들은 하나같이 피를 토하며 날아간다.

“대공자 피하세요. 저놈은 저희들이 막겠습니다.”

황보명을 보호하던 무사들이 일제히 아군을 향해 달려왔다. 아군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5명의 무사들을 향해 수라마령신공의 벽(劈)결로 권을 날렸다. 아군의 손을 떠난 권풍(拳風)이 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흩어져. 놈의 공격을 피한다음 한번에 공격한다.”

5명의 무사들이 아군의 권풍을 피해 일제히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황보세가의 독문무공인 벽력신권(霹靂神拳)과 오행권(五行拳) 등으로 아군을 공격했다. 아군은 공기를 진동하는 강맹한 권들이 자신을 공격하자 공중으로 솟구치며 수라마령신공의 분(分)결로 장을 펼치니 하얀 손 그림자들 피어나 아군 주위를 감싸며 돌아가더니 자신을 공격하는 5명의 무사들을 향해 골고루 날아갔다. 

“뻥~ 끼이이잉~”
“이놈...........받아라............크아아악~”
“안돼~ 정면으로 맞서면.......크윽~”

긴 말(馬)의 울음소리와 함께 아군이 타고 있던 말이 폭죽처럼 터져나가고 두 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아군의 장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친 두 명의 무사가 피를 뿌리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군은 공중에 뜬 자세에서 바로 수라마령신공으로 나머지 3명의 무사를 공격했다.

“수라마령신공............ 인(引-끌다), 벽(劈-쪼개다)~”

아군이 손을 발원을 그리다가 앞으로 내미니 하얀색 강기가 3명의 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피해라..........이런 빌어먹을.........크아아악~”
“안돼~ 으윽~” 
“크악~”

세 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세 명의 무사들이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 땅바닥에 두탁하게 떨어지니 겉에 있던 사사철기군이 쓰려진 무사들을 무참하게 밟고 지나가 버린다. 아군이 미꾸라지처럼 피하는 황보세가의 무사들을 인결로 끌어당기고 벽결로 부셔버린 것이다. 아군은 오른발로 왼쪽 발등을 찍고 멀리 달려가는 황보명의 머리위로 날아갔다. 황보명은 뒤에서 전해지는 싸늘한 살기를 느끼며 몸을 뒤로 돌리자마자 패권(覇拳)으로 아군을 공격했다. 아군은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황보명의 공격을 무시하고 그의 목을 금나수로 잡아갔다.

“뻥어어~ 음~”
“크윽~”

아군의 가슴에 황보명의 주먹이 파고들었지만 그의 목도 아군에게 잡혀 아군과 함께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오라버니............감히 이놈이~”

황보명의 옆에 있던 황보혜경이 뇌진검법(雷震劍法)으로 바닥에 쓰려진 아군 공격한다. 아군은 황보명의 목을 잡을 상태에서 바닥에서 일어나 반대편 손으로 황보혜경의 검을 잡아간다. 황보혜경은 상대방이 맨손으로 자신의 검을 잡으려하자 콧방귀를 날리고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퍽~ ” 
“아악~”

아군은 황보혜경의 검을 잡아 자신에게 끌어당기니 황보혜경은 검을 놓지 않고 아군에게 끌려왔다. 아군은 바로 검을 놓아버리고 황보혜경의 목을 금나수로 잡아버린 것이다. 황보명과 황보혜경은 아군에게 목이 잡힌 상태에서 아군과 함께 떠올랐다. 아군은 공중에서 소하와 벽하를 찾아 그녀들 겉에 떨어졌다.

“적의 수뇌를 제압했으니............싸움을 멈추게 하세요.”
“군랑...........남궁세가의 무사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소하의 말대로 사사철기군의 뒤쪽으로 접근했던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사사철기군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아군은 황보명과 황보혜경의 마혈을 제압하여 소하와 벽하의 말에 태우고 다시 남궁세가의 무사들을 향해 몸을 날린다.

“군랑.........군랑..........혼자 가시면 안돼요.”
“제가 선두로 공격하겠습니다........사사철기군을 정비해서 따라오세요.”
“휴~ 조심하세요............사사철기군.........대오를 정비하라.”

소하의 명령에 따라 황보세가의 무사들을 공격하던 철기군들이 다시 창을 세우고 남궁세가의 무사들을 향해 돌격한다. 소하와 벽하는 아군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아군이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군 모습을 보면 마치 양떼를 속을 종횡무진으로 휘젓고 다니는 호랑이와 같았다. 

남궁세가의 무사들을 향해 달라가는 아군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싸움을 빨리 끝낼 욕심에 수라마령신공과 금강불괴인 자신의 몸을 믿고 황보명과 황보해경의 공격을 맨몸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황보명의 패권(覇拳)이나 황보혜경은 뇌진검법(雷震劍法)은 결코 만만한 무공이 아니었다. 비록 상처는 나지 않았지만 오장육보가 진탕되어 속이 답답하고 황보혜경의 검을 막았던 왼손은 뼈가 울려서 감각이 없다. 아군은 이런 고통을 내색하지 않고 다시 남궁세가 무사들을 향해 선두로 달려가는 것이다. 

<<계속>>

ps : 글이 끓어지지 않네요. 이건 절단마공인디........쩝~ 오타마공에이여 절단마공까지.......흐미~ 아참~ 오타마공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쩝~ 이걸 어떻게 설명한다........간단하게 설명하면........제가 오타를 수정하려고 글을 읽다보면..........오타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수정하는 겁니다. 앞의 내용 지우고 다시 쓰고.......아~ 이건 아니야 지워~ 다시 써........뭐~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글이 다시 엉망이 되고...........다시 오타를 고치자고 마음먹고 읽어보면 또 다시 내용을 수정하는 겁니다. 이거 몇 번하다보면 머리에서 쥐납니다. 해서........딱 한번에 수정하는데........그건 오타수정이 아니라 문맥수정입니다. 쩝~ “오타의 제왕~~~!” 뭐~ 하루이틀일도 아닌데.........대강 알아서 읽으세요. 

- 뻔뻔한 붉은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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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예향(睿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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