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133(반근착절(盤根錯節))-9

당령이 타고 있는 배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가까이 접근했다. 구경 중에서 싸움구경과 불구경이 가장 재미있다는 있다는 말이 있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갑판으로 몰려나와 흑룡방과 호인채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정신이 없었다. 

“이봐요.........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어서 구해야 합니다.” 

당령은 물위에 떠다니는 부상자와 시체들이 즐비하자 배를 운행하는 사람들에게 쫒아갔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구하려하지 않는다. 

“아가씨........저건 무림인들의 싸움입니다. 우리가 끼어들면 우리까지 위험해요. 그냥 못 본 척 하세요.” 

당령이 사정해 보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끝으로 당령을 피해버렸다. 그들 말대로 흑룡방, 호인채, 배화교, 풍운일행의 싸움은 무림인들의 싸움일 뿐.......일반인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싸움이다. 자신들이 끼어들어 좋은 것이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 누가 그들의 싸움에 끼어들려 하겠는가? 당령도 쓰게 웃고 사람을 구하는 것을 포기했다. 자기혼자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와아아~ 저게 뭐야. 저게 사람이야.” 

구경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당령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갑판 끝으로 달려갔다. 

“저..........저건.........유성우.” 

당령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사람들은 물위를 평지처럼 걷고 있는 풍운을 보고 있지만 그녀의 눈에는 풍운의 머리위에 회전하면 화산을 박살내는 유성우밖에 보이지 않았다. 유성우...........사촌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형부를 사천당가의 반역자로 만든 저주의 마물(魔物)이다. 그것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형부!” 

당령은 형부라고 중얼거리며 유성우의 궤적을 따라가 보니 작은 조각배에 유성우를 갈무리하는 남자가 보인다. 보통사람보다 약간 큰 키에 호리호리한 덩치를 가진 남자........턱수염이 까칠해서 남자가 분명하지만 여인의 손처럼 아름다운 손을 가진 남자가 보인다. 금막비........사촌언니의 남편이자 자신의 형부가 되는 사람..........세가의 반역자........그가 확실하다. 그가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당령은 다시 배를 운항하는 이에게게 달려갔다. 

“배를 한척 내주세요.” 

당령의 말에 선장은 짜증을 낸다. 

“이봐~ 아가씨..........얼마나 말해야 알아들겠어. 안 된다면 안돼는 거야.~” 

당령은 품속에서 어린아이 주먹만한 금덩어리를 꺼내 선장에게 내밀었다. 

“이걸 드릴게요. 배를 주세요.” 

선장은 탐욕스러운 눈으로 당령의 손에 들린 금덩어리를 보면 침을 꿀꺽 삼킨다. 

“험~ 배를 주는 것은 힘들지 않아. 대신 아가씨 혼자 가야 돼. 그래도 되겠어.” 
“알았어요. 혼자 갈게요. 배를 내주세요.” 

선장은 주변을 살피며 당령의 손에 들린 금덩어리를 얼른 갈무리했다. 그리고 당령을 데리고 한쪽 구석으로 가더니 배에 매달린 작은 조각배를 내준다. 당령은 배를 타고 금막비를 향해 노를 저었다.

하늘 높이 솟구친 풍운은 단번에 혈영대가 타고 있는 배위로 날아올라 밑으로 착지하려고 하니 배에 타고 있던 혈영대가 떨어지는 풍운을 향해 창(槍)과 검(劍)으로 공격한다. 확실히 혈영대 무사들의 실력은 흑룡방 무사들과는 천지 차이가 난다. 창(槍)과 검(劍)의 그림자들이 풍운을 갈가리 찢어버릴 기세로 솟구치고 있었다. 풍운은 아수라참마신공을 일으켜 마기(魔氣)를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손바닥으로 지옥십팔검의 최후초식인 역천역지를 펼치니 허공에 풍운의 손 그림자가 가득 피어나 혈영대를 향해 날아갔다. 

“콰~ 과과아아아앙~” 
“크악~” 
“크윽~” 

혈영대가 타고 있던 배의 갑판이 폭탄에 맞은 것처럼 산산이 박살이 나고, 그 위에 있던 혈영대의 시체가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풍운은 갑판으로 착지하며 허공섭물로 바닥에 떨어진 검(劍)을 끌어당긴다. 

“도망치지 마라.........놈은 혼자다. 궁수들..........화살을 쏘라. 너희들도 빨리 암기를 날려.”

혈영대를 지위하는 대장은 당황하는 부하들을 독려하며 자신이 먼저 풍운을 향해 암기를 날린다. 풍운이 바닥에 착지하기도 전에 사방에서 화살과 암기들이 빗발친 것이다. 풍운은 검(검)을 잡자마자 검막(劍幕)을 쳐서 화살들과 암기들을 막아보지만 장대비처럼 솟아지는 암기와 화살들을 모두 막기란 불가능 했다. 

“욱~ 이런~” 

풍운은 어깨와 등에 충격을 받고 비틀거린다. 검막(劍幕)을 뚫고 들어온 화살과 암기들이 금강불괴인 풍운의 살가죽을 뚫지는 못하지만 내부에 충격을 준 모양이다. 

“놈이 비틀거린다.........전원.........돌격.” 

혈영대가 한번에 풍운을 향해 돌격한다. 풍운은 수십 명의 혈영대가 한번에 돌격하자 약간 당황했다. 갑판이 여기저기 부셔져 중심을 잡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계속된 전투로 심신(心神)이 지쳤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혼자서 혈영대를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모양이다. 풍운은 다시 수라기를 끌어올려 검(劍)에 몰아넣었다. 

“음양검법 인의천검류” 

풍운이 손에 들린 검(劍)이 부르르 떨다가 수라기의 기운을 버티지 못하고 폭탄처럼 폭발하며 무수한 파편들이 혈영대를 향해 날아갔다. 풍운은 음양검법을 펼치고 금막비 일행이 타고 있는 배를 향해 몸을 날렸다. 

“꽝아아아앙~” 
“크아아악~” 
“크윽~”

풍운에게 돌격하던 혈영대는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강맹한 기운과 검(劍)의 파편들을 피하지 못하고 몸에 송송~! 구멍이 뚫려 피를 흘리며 쓰려진다.

“쏘라...........놈이 도망친다...........쏘라!” 

혈영대을 지위하는 놈은 풍운이 도망치자 궁수들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풍운에게 화살을 쏘지 못하고 멍하니 멀어지는 풍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잘못하면 자신이 쏜 화살에 자신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장님.........저기........후퇴 깃발입니다.” 

대장이 씩씩거리고 있는데 무사 하나가 다가와 형오이살이 탄 배를 가르친다. 대장이 보니 형오이살이 타고 있는 배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흑룡방의 배에는 후퇴 깃발이 걸려 있었다.

“빌어먹을.............우리도 후퇴한다. 가자.” 

혈영대 대장은 한숨을 쉬고 후퇴 명령을 내렸다.

조각배를 향해 날아오던 풍운은 중간에 기(氣)의 흐름이 끊어져 포양호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극마지경에 이른 풍운이라도 짧은 시간에 과도한 진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제는 지친 모양이다. 

“일사님.........유성우를 밟고 오세요.” 

금막비는 유성우를 풍운을 향해 날리니 포양호로 떨어지던 풍운은 회전하는 유성우를 살짝 밟고 금막비 일행이 타고 있는 배로 돌아왔다. 

“하이........하이.........저.......저는 잠깐만 쉴게요.” 
“일사님.......놈들이 물려가고 있습니다.” 
“예~ 물러가요.” 

풍운이 숨을 몰아쉬며 살펴보니 흑룡방의 배들과 물속에 있던 수어군이 후퇴하고 있었다. 모두 풍운일행의 무위(武威)에 기가 질려 도망치기 바빴던 것이다. 풍운일행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었다. 여기서 더 싸움이 진행되었다면 풍운일행도 무사하진 못했을 것이다. 

“휴~ 다행이네요. 우리는 그만 돌아가요.” 

풍운은 긴장이 풀리자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풍운도 많이 지친 모양이다. 풍운은 씁쓸한 표정으로 포양호 일대를 둘려보았다. 포양호의 누런 강물이 붉은 피가 물들었고, 팔다리가 잘리고 불에 탄 시체들이 물위에 즐비하다. 풍운은 마음이 무거웠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싸운 것일까? 이 많은 희생을 치루면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대륙의 강과 수로에 대한 이권 때문인가? 배화교의 야망 때문인가? 자신은 왜 싸운 것일까? 옥선을 구하기 위해...........배화교에 복수하기 위해.........아니면 중원 무림을 지키기 위해.......풍운은 쓰게 웃었다. 그 어떤 이유를 갖다 붙어도 자신은 살인자에 불과하다. 

“힘들지. 풍운은 이제 좀 쉬어. 대신 옥선 소저는 풍운이 부축해.” 

천유는 안고 있던 옥선을 풍운에게 내밀었다. 풍운이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천유는 일부러 옥선을 넘겨주고 눈을 돌려버린다. 풍운의 우수에 젖은 표정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울렁거린다. 풍운이 역용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옥선은 미안한 얼굴로 풍운에게 속삭인다. 풍운은 옥선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붉어졌다. 옷이 물에 젖어 몸매가 그대로 드려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이제 누우세요.” 

풍운은 옥선을 바닥에 눕히고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덮어주었다. 사우는 수어군이 물려가자 도(刀)를 거두고 노를 저어 육지로 향했다. 


당령이 금막비가 탄 배를 향해 열심히 노를 짓고 있는데 흑룡방의 배들이 후퇴하고 있다. 그리고 금막비를 태운 조각배도 육지로 향해 멀어지고 있다. 

“형부...........형부.” 

당령은 마음이 급해서 금막비를 목이 터지라고 불렸다. 하지만 조각배는 계속 멀어지기만 한다. 당령은 노를 버리고 내력을 끌어 올렸다. 

“형부..........당령이에요. 형부~.........기다려요.” 

포양호에 당령의 안타까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당령의 목소리를 귀가 가장 밝은 풍운이 먼저 듣고 주위를 둘려보니 조그만 조각배가 자신들의 배를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포양호에 떠다니는 시체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어디서 들어본 목소린데........누구지.” 

풍운은 수라기를 끌어올려 눈에 집중하니 멀리 당령의 모습이 보인다. 당령을 한번 만났지만 풍운의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

“금막비님.........당령이 부르고 있습니다.” 
“예~ 당령이요?” 

풍운의 말에 금막비가 깜짝 놀라며 풍운이 가르치는 곳을 보니 작은 조각배에 타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누군지는 모르겠다. 

“정말 당령이 확실 합니까?” 
“예~ 확실해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예~ 어떻게 하다니요?” 
“당령소저는 금막비님을 부르고 있어요. 만나시려면 이곳에서 기다리거나 우리가 가야죠?”

금막비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그냥 가요.........사우님 갑시다.” 
“저번에 보니까 당령 소저가 찾고 있던데.......그냥 가시겠다는 말씀이세요.” 
“지금은 사천당가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사우는 곤란한 표정으로 풍운과 금막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풍운은 기다리자고 하고, 금막비는 그냥 가자고 한다. 

“금막비님을 싫다면 어쩔 수 없죠. 사우님 가요?” 

풍운의 말에 사우가 노를 저으니 배가 빠른 속도로 육지로 향한다. 

당령은 자신의 부름에도 풍운일행의 배가 멀어지자 입술을 깨물었다. 유성우를 보았다. 유성우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다. 유성우를 만든 금막비가 유성우의 제작이 끝나자 설계도를 불태워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성우는 금막비가 가지고 있다. 또한 좀 전에 멀리서나마 유성우를 가진 사람이 금막비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금막비를 태운 배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자신이 잘못 본 것일까? 금막비가 자신을 피하는 것일까? 금막비가 세가 사람들을 피하는 것은 이해한다. 세가에 대한 원한이 깊은 사람이니 당연히 세가 사람들을 피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아니다. 자신은 세가에서 언니 다음으로 금막비와 친했던 사람이다. 또한.........그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건 금막비도 알고 있다. 당령은 주먹을 쥐고 잠시 고민하더니 그대로 금막비가 타고 있는 배를 향해 몸을 날렸다. 


풍운은 나름대로의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혈영대.......배화교에 소속된 놈들이다. 그놈들은 자신을 죽이려 했고, 자신은 일행을 구하기 위해............자신이 살기 위해 그들을 죽었다. 물론 배화교에 대한 원한도 그들을 죽이는데 일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자신에게 원한이 있지는 않다. 그들도 어느 누구의 아들이며..............어느 누구의 남편...........어느 누구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들이다. 그들 모두에게 죄가 있는 건 아니다. 왜! 그들을 죽어야 할까? 왜~ 그들을 죽어야 했을까? 모르겠다. 아무리 무림이 양육강식의 세계라고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죽어야만 하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같이 즐겁게 살아가는 길은 없는 것일까? 

“금막비님.........저기.........저걸 보세요.” 

갑자기 사우가 한쪽을 가르친다. 

“저런 바보 같은 자식.” 

금막비는 당령이 물위에 떠다니는 시체들을 밟고 자신들의 배를 향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저런.” 

금막비는 당장이라도 당령에게 달려가려 했다. 당령이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급하지만 자신은 자맥질을 못한다. 자신이 달려가도 당령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금막비님.......어떻게 할까요? 그냥 내버려 두고 갈까요? 아니면 구해 올까요?” 

풍운의 말에 금막비는 말을 못하고 안절부절 했다. 마음의 결정을 못하는 모양이다. 

“일단 구해놓고 보죠.” 

금막비가 말이 없자 풍운은 배를 박차고 당령을 행해 날아올랐다. 

마음이 급한 당령은 시체를 밟고 몇 번 이동했지만 그만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져버렸다. 당령도 자맥질을 못한다. 그녀는 차가운 물속에 빠지자 깜짝 놀라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풍운은 무력답수(無力踏水)의 경신법으로 당령에게 달려가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 올렸다. 물에 빠진 사람을 잘못 잡으면 구하려 간 사람까지 위험해 지는 경우가 많다. 풍운의 손에 들린 당령은 가만있질 않고 풍운을 안아버리니 풍운도 당황하여 그만 기의 흐름이 끊어지며 당령을 잡은 상태에서 물속에 빠져 버렸다. 

“당령소저........안심해요. 제가 구해 드릴게요.” 

풍운은 당령의 목을 안고 속삭였다. 일단 당령을 안심시켜야 한다. 하지만 당령은 진정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풍운을 붙잡으려 했다. 

“무례를 용서하세요.” 

풍운이 당령의 마혈을 제압하니 당령이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풍운은 숨을 들이마시고 헤엄을 쳐서 물위에 떠다니는 나무 파편위로 올라갔다. 

“휴우~ 오늘 곤란한 상황이 많네.” 

풍운은 당령을 보며 쓰게 웃었다. 물에 젖은 옷이 몸에 달라 붙여 당령의 몸매가 그대로 드려나 있었기 때문이다. 풍운은 애써 고개를 돌리며 말한다.

“이제 혈도를 풀어 들릴게요.” 

풍운은 당령의 혈도를 풀어주고 손을 내밀었다. 

“저 손을 잡을세요.” 

당령도 이제야 진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녀는 풍운을 알아보고 얼굴을 붉혔다. 

“푸..........풍운님이군요. 죄송해요.” 
“그런 말씀은 다음에 하시고........ 자~ 손을 잡으세요. 우리도 배로 돌아가야죠.” 

당령은 얼굴을 붉히며 풍운의 손을 잡았다. 풍운은 당령의 손을 꼭 잡고 하늘 높이 솟구친다. 당령은 숨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풍운의 날아가는 속도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풍운은 당령의 손을 잡고 조각배로 돌아왔다. 

“이제 도착했어요.” 

풍운은 당령의 손을 놓아주고 자리에 앉으려했다. 그런데 조각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탄 모양인지 도무지 앉을 자리가 없다. 더구나 옥선이 누워있기 더욱 빈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거야 원~ 사람이 너무 많이 탔군.” 

풍운의 말에 옥선이 살며시 일어났다. 

“여기 앉으세요.” 
“아닙니다. 그냥 누워 계세요.” 
“제가 미안해서 그래요. 자~ 여기 앉으세요.” 

풍운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풍운의 말대로 배가 너무 좁아서 옥선의 몸에 풍운의 겉에 바짝 달라붙었다. 한편............금막비는 고개를 돌리고 애써 당령을 외면하고 있었고, 당령은 금막비의 옆얼굴을 뚫려지라 바라보고 있었다. 

“형부.........형부 맞죠.” 

당령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린다. 

“당령..........다음에........다음에 이야기하자.” 

금막비는 사우에게 다가가더니 사우의 손에서 노를 빼앗았다. 작은 조각배에 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에 빠져 말이 없다.

한편 형오이살과 음동기는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가 풍운일행에게 쫒게 자신들의 근거지로 돌아가고 있었다. 

“빌어먹을...........그 새끼!.........그 새끼 누구야..........도대체 어떤 놈들이야.” 

형오이살은 이를 갈고 있었다. 

“몰라..........중원에 그런 놈들이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특히나.......그놈.........도대체 그게 인간이야 뭐야.” 

형오삼살도 풍운을 생각하며 진저리를 친다. 풍운의 무위는 형오삼살 같은 고수도 경외의 대상으로 보아야 할 대상이었다. 

“십팔...........그 새끼에게 뭐라고 하지. 완전히 좆 됐네.” 
“쩝~ 십팔 사실대로 이야기해야지. 우리라고 방법이 없었잖아. 사실 이번 전투야 음동기가 책임지기로 한 것이니 우린 그냥 뒤로 빠지자.” 
“십팔........그게 말처럼 돼? 그 새끼 성질 알잖아. 아마 또 생지랄을 할 거야.” 
“휴~ 답답하네.........빌어먹을” 
“윽~ 십팔.........그 새끼한테 당한 상처가 욱신거리네. 안되겠다. 난 선실로 들어간다.” 

형오이살은 옆구리를 잡고 선실로 들어갔다. 풍운에게 당한 상처가 간단치 않은 모양이다. 

음동기 일행이 지금까지의 전투결과를 보고하자 혁린 무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다. 

“그러니까?............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엄청난 고수들이 나타나서 방해를 했다...........다 잡은 조옥선을 그놈들이 구해갔다...........그리고 끌고 갔던 배중에서 겨우 7척만 돌아왔다. 그것도 3척은 반파된 상태로 돌아왔다..........지금 그걸 보고라고 하나.” 

혁린 무가 탁자에 앉아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하자 형오이살과 음동기는 고개를 폭 숙인다. 

“왜 대답이 없어. 개새끼들아.” 
“저.........저기........그것이.” 
“똑 바로 말 못해. 이런 십팔 새끼들.........개새끼들.........말을 하란 말이야.” 

음동기에게 혁린 무가 화를 내면 막말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장인어른이라고 말을 높이던 모습이 아니다. 

“예~ 저희들도 생각지 못한 고수들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허~............허허허허~ 그래서 그놈들이 무서워서 꼬랑지에 불붙은 강아지새끼들처럼 도망쳐 왔단 말이지?” 
“죄........죄송합니다.” 
“그 새기들 어디로 갔어.” 
“예~ 누굴 말씀하시는지.” 
“그 고수라는 새끼들 말이야.” 
“모.......모르겠습니다.” 

혁린 무는 이를 갈며 주먹을 쥐었다. 음동기나 형오이살은 상대의 정체도 모르고 있을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지금 그들 뒤를 추적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결론이다. 혁린 무는 한숨을 쉬었다. 

“준비해라.” 
“예~ 뭘 준비라는 말씀입니까?” 
“군산으로 철수한다. 장인어른도 준비하세요. 흑룡방 전체가 군산으로 가는 겁니다.” 
“아예~ 알겠습니다.” 

형오이살과 음동기는 재빨리 물려갔다. 계속 있다가 무슨 날벼락이 떨어지지 모르니 혁린 무가 가라고 할 때 재빨리 살아지는 것이 상책이다. 혁린 무는 음동기와 형오이살이 물려가자 턱을 받치고 잠깐 고민하다가 머리를 떨고 일어난다. 

“쩝~ 생각해야 답도 없다. 사안에게 어떤 놈들이지 조사하라고 해야겠군. 실수는 한번이면 족해.” 

혁린 무는 패배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해야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격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패배의 원인을 찾아 보완하여 다음 전투에 대비하는 것이다. 새벽이 되자 흑룡방 전체와 혁린 무가 이끌고 온 혈영대는 형오일살이 지키고 있는 군산으로 출발했다. 


ps : 131편에 올린 부탁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일일이 쪽지로 답장을 들렸는데.........혹시 빠진 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다시한번 많은 분들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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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예향(睿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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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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