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늙는다는게 얼마나 서글픈가!

양해천 2023. 11. 28. 07:52

늙는다는게 얼마나 서글픈가!

무거가 슈퍼마켓에서 나와 차열쇠를 찾았다. 주머니에는 없어서 다시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 토마토와 감자, 선반을 모두 뒤졌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갑자기 무거는 그것이 차 안에 남겨질 수도 있고 차가 도난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빠르게 주차장으로 달려갔지만 차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서 경찰에 전화를 걸어 무거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차량종류 , 차번호 등을 알려주고 열쇠를 안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영애씨에게 야단맞을까봐 무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했다.

여봉..(목소리가 떨렸다) 열쇠를 차에 두고 내렸는데 도둑맞았어요!

긴 침묵이 흐르더니 영애씨가  큰소리로 말했다.

내 미용실 가기 전에 차로 당신을 태워다 주고 슈퍼마켓에서 내려줬잖아!   바보야!

무거는 다행이라 생각하고  안심하면서 말했다.

그럼 나 데리러 언제 올 겨?

그러자 영애씨가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그럴 수 없어, 이 영감태기야! 나는 지금 차도둑놈으로 몰려 경찰서에 잡혀와 있거든 ~!!

혼자 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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