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성능중심 기술기준에 제대로 대비하라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건설기술기준이 현행 사양 중심에서 성능 중심으로 바뀐다. 정부가 이를 위해 2013년까지 코드체계와 기준관리 포털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2015년까지 기준의 세부내용을 정비하기로 했다. 사양 중심의 기술기준이 창의적이고 경제적인 설계를 제한해 기술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맞지 않다. 실제 그동안 현장에서는 제도가 기술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준에 적응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자연도태되는 '기술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양 중심과 성능 중심 시방기준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사양 중심은 말 그대로다. 제품의 사양에 정해진 비율에 따라 단순하게 재료를 넣어 만들면 된다. 생산업체들이 굳이 특별한 기술을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사양대로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설비만 있으면 된다. 반면 성능중심은 발주자가 요구하는 성능의 제품을 계약에 따라 만들어야 한다. 핵심내용은 재료나 공법에 관계없이 해당 시설물에 요구되는 성능을 맞추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업체들은 내화성, 내구성, 내진성, 피로성능 등 품질수준을 확보해야 한다. 다시말하면 이런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만 발주자와 거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포장공사를 예로 들어보자. 성능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수행한 포장공사에 대해서는 10년, 20년 등 일정기간 동안 균열, 평탄성, 소성변형 등 일정수준의 포장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사양기준을 적용할 경우 교통량이나 사용재료 등을 기준으로 두께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공하면 된다. 그러나 성능 중심 기준은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이를 제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준공시점에서 포장의 성능을 평가해 요구성능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부족분에 해당하는 만큼의 공사비는 감액된다는 사실이다.

 콘크리트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시멘트 종류에 따라 구분해왔던 강도발현 등급이 압축강도 발현속도에 따른 구분으로 바뀐다. 시공사가 공사기간 등을 고려해 레미콘 회사에 콘크리트 압축강도 발현성능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압축강도 발현성능에 따라 거푸집을 제거하는 시기를 정하고, 시공 중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당연히 성능기준을 충족하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레미콘업체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기자는 수년전부터 <건설경제> 지면을 통해 자재업체들, 특히 레미콘업체들은 성능 중심의 시방기준 적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콘크리트학회가 시방기준을 만들었다는 구체적인 사실까지도 보도했다. 그러나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준비에 들어간 업체는 일부에 그쳤다. 업계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심지어 성능 중심 시방서의 개념조차도 모르는 답답한 경영자들도 봤다.

 성능 중심의 시방기준이 정비돼 실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린다. 분야별 성능기준과 엔지니어에 대한 기술교육 체계 등을 마련하고 성능평가ㆍ인증기관을 지정해야 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도 분석하고 검증해야 한다. 또 KS 규격에 반영하는 동시에 국가계약법 등을 개정해 성능계약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다소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동안 기술개발에 소홀했던 업체들은 이제 과감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 불경기에 무슨 기술투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기업과 산업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미뤄서는 안된다. 투자가 늦어질수록 문닫는 시간만 빨리 다가올 뿐이다.

   

   

출처 : http://www.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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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海天(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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