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겨울 기도

양해천 2024. 1. 28. 13:16


♥ 겨울 기도 ♥ 

차가운 바람결에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가난한 작은 마음을 위해 
하얀 눈으로 물들여
곱게 빈 여백 채워주소서!

마지막 남아 흔들리는 갈대밭 
새들의 빈 둥지마다 가득 채워진 마음
얼지 않는 따스한 집 한 채 흩어진
내 가슴에 지어

모두 넉넉한 마음 안아 가난한 모두가
그 안에 편안하게 들게 하소서!

날은 추워도 어둠 속에서
별들이 깜박이며 빛을 냅니다
별들이 있어 춥지 않은 하늘 먼 
뭇별 하나 따서 모두의 
가슴에 담아두고 등불이게 하소서!

빈자리는 그리움 채워주어
사랑할 수 있는 따스한 겨울이게 하소서!
가난한 내 삶의 한 고비 
지금은 모두 쫓겨나 오늘은 비롯 
텅 빈 가슴이지만,

마음마다 하얀 눈을 내려주어
눈빛 보다 맑은 마음 지녀
겨울의 꿈으로 오래 지니고 살도록
모든 고통을 덮어 주소서!

혼자 길들일 수 없는 가슴앓이 하던 
지난 밤 밖에 차가운 바람이 
아픔의 병이 되더라도 눈 속에 
작은 들꽃으로 피어내 
외로운 시간을 넘으며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고 사랑은 오직 하나이게 하소서
이 겨울은 모든 이에게 눈길 위에 
따듯한 발자국 남겨 
그리움으로 남게 하소서!

조금도 시들지 않는
사랑의 자국 남게 하소서!(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