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

양해천 2013. 4. 12. 15:19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님께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


'글에 나이가 보여요.
이삼십 대처럼 기발하고 발랄하게 상상해보세요.'
최근에 자주 듣는 주문입니다.
어찌 억지로 될까만, 곰곰 생각해보니 개성이나 상상력보다는
획일화된 사고와 행동에 익숙해있는 듯합니다.
그 나이의 젊은이처럼 상상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네모 안에 틀어박힌 사고의 네 귀퉁이를 허물면서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나의 자녀에게 왜 진작 이렇게 교육시키지 못했을까 후회가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야 드는 생각,
시간을 돌릴 수도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사실, 젊은이처럼 사고하려고 애쓰고 상상력을 발휘하려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면 가만 돌아봅니다.
그때 나는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행동을 했을까 더듬어보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문득, 그 시절의 과오가 생각나 절로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보는 만큼,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그 시절엔 지금 생각하는 것의
근처에도 오지 못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사람에 대한 이해며 사랑도 그때와는 다르니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도 많네요.


- 최 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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