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처세십당(處世十當)

양해천 2024. 2. 2. 13:10


- ‘초연거사육법도(超然居士六法圖)’에 게재된,

■ ‘처세십당(處世十當)"

"처세에 있어 마땅히 갖춰야 할
열 가지 태도"

첫째는
습기당제(習氣當除)다.
습기는 오래도록 되풀이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젖어든 좋지 않은 버릇이다.
무의식중에 되풀이하는
좋지 않은 버릇은 끊어 제거해야 한다.

둘째
심행당식(心行當息)이다.
마음과 행실은 차분히 내려놓아야 한다.
바쁘게 열심히 살더라도 가라앉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제악당단(諸惡當斷)이다.
나쁜 생각, 악한 행동, 못된 습벽은
단호하게 결단해서 딱 끊어야 한다.

넷째
중선당행(衆善當行)이다.
좋은 말을 하고 착한 일을 하며
남과 나누는 삶을 산다.
내가 해서 기쁘고 상대가 받아
즐거울 일을 하나씩 실행에 옮긴다.

다섯째
오욕당감(五慾當減)이다.
오감(五感)이
부추기는 욕망의 길을 따라가다
절제를 잃어 명예를 잃고 나락에 떨어진다.
식욕과 성욕, 그 밖의 여러 물욕을
줄여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여섯째
삼업당정(三業當淨)이다.
삼업은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
생각으로 짓는 의업(意業)이다.
이 세 가지로 쌓는 업을 돌아보아
씻어내야 한다.

일곱째
영만당외(盈滿當畏)다.
가득 차서 넘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분수에 넘치는데도 자제할 줄 모르면
그 끝에 파멸이 기다린다.

여덟째
위난당구(危難當救)다.
어렵고 힘든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면
마땅히 구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내게 덕이 쌓이고
누릴 복이 생긴다.

아홉째는
선사당성취(善事當成就)이다.
착한 일, 좋은 일에 기꺼이 힘을 보태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마지막 열째는
위인당갈력(爲人當竭力)이다.
남을 위해서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한다.
도와주는 척 시늉이나 하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처음의 선의가 무색하다.

● 끝에 붙인 말

“이 열 가지 마땅함을 지킨다면,
살고 죽음에 부끄러움이 없다.
(守此十當, 生死無愧.)”
나쁜 버릇과 헛된 욕심을 내려놓고,
좋은 일 많이 하고 착한 생각하면서
남을 도우며 살자.

-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과교수
(고전문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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