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내가 살아남은 이유

양해천 2025. 1. 7. 12:40

[내가 살아남은 이유]

나귀 한 마리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여행을 하다가 어느 마을
헛간에 여장을 풀었다.
잠들기 전에 등불을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서
등불이 꺼져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 사이에 여우가 나타나
개를 죽이고
사자가 나귀를 물어갔다.

낙심을 한 채 길을 나서서
마을을 훑어보니,
도적 떼가 습격하여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았다.

나그네는 생각했다.
등불이 꺼지지 않았다면
도적 떼에 들켜서
내가 죽었을 것이다.
여우가
개를 죽이지 않았다면
개가 짖어 도적에게 발견되고
내가 죽었을 것이다.
사자가 나귀를
물어가지 않았다면
내가 들켜서 죽었을 것이다.

결국 살아남게 된 이유는
불행한 일처럼 보인
세 가지 사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불행은
나를 살리는 다행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사람들은
늘 더 좋은 것을 원한다.
그래서 좋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더 좋다는 것을
잘 모르거나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은 이보다
더 불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늘 감사할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 책 속의 한 줄 --

♧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 되시고 무탈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