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그리운 사람이고 싶다

양해천 2025. 1. 7. 12:41

< 그리운 사람이고 싶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통은 그리움이라 했던가?

나이가 어렸을 땐 어른이 되는 것을 그리워하고 어른이 되니 이제 어린 시절이 그립다.

봄이 되니 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이 그립고 가을이 되니 봄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꽃이 그립다. 여름이 되니 눈 덮인 하얀 겨울이 그립고 겨울이 되니 바닷가 시원한 파도가 그립다.

시골에 살 때는 화려한 도시의 삶이 그리웠고 이제는 조용한 고향마을의 따뜻한 정감이 그립다.

어떤 일은 너무 좋았고 어떤 일은 잘 풀리지 않아 너무 괴로웠다.  

지나온 모든 생활이 그립다. 학창시절의 추억들이, 힘든 군생활이, 풋풋한 사회초년생 시절도, 힘겨웠던 직장 생활도 모두 너무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떤 사람들은 만나는 것이 너무 좋았고 어떤 사람은 만나기가 너무 싫었다.  

이제는 모두 다 그립다 그리고 소중하다.

이 모두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고 그나마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나도 다른 사람에게 그리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누군가 나를 그리워하는 따뜻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운 사람이 있어 사는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