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인체의 신비

[침뜸의학개론] 삼인중 외인 : 질병의원인 육음 (풍한서습조화)

양해천 2020. 1. 23. 01:15

질병의원인, 풍한서습조화

서양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에서 찾기도 하고, 활성산소의 영향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이에 반해 한의학에서는 건강한 인체와 질병의 발병상태의 상관관계를 정기(正氣)와 사기(邪氣) 사이에 벌어지는 끊임없는 싸움의 과정으로 파악합니다.

정기(正氣)란 내부 장기와 기혈의 순환통로인 경락계통에서 일어나는 기능 활동과 질병에의 투쟁능력을 말하며, 사기(邪氣)는 이 기능계통에 문제를 일으키는 내ㆍ외부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환경 인자를 말합니다. 즉 한의학에서는 정기가 체내에 잘 보존되어 있으면 사기가 침입하지 못하고, 사기가 인체를 침범한 경우 그 사람의 정기는 허약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사기(邪氣)라고 통칭하는데, 사기에는 외부 기후의 급격한 변화나 부적절한 음식 및 주거 생활, 정서 상태의 불안정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기는 크게 외적요인, 내적요인, 외적요인도 내적요인도 아닌 것,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외적요인에는 기후적 영향으로 인한 풍(風)ㆍ한(寒)ㆍ서(暑)ㆍ습(濕)ㆍ조(燥)ㆍ화(火)가 해당되는데, 이를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육기는 자연 변화의 정상적인 현상으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만물에 적당한 자극을 주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주지만, 육기가 넘치거나 부족하게 되면 육음(六淫)이라 하여, 질병이나 재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바람의 기운, 풍(風)

바람이 원인이 되어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봄에 주로 나타난다. 바람에 의해 질병이 발생되는 것을 상풍(傷風)이라 하며, 발열, 오한, 두통, 기침, 코 막힘, 재채기, 식은 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바람에 의한 질병은 육음 중에서도 범위가 가장 넓고 다양해, 예로부터 ‘풍(風)은 백병(百病)의 수장(首長)이다’라고 하기도 했다. 또한, 여타 질병원인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시초가 되기도 해, 풍한(風寒), 풍습(風濕), 풍조(風燥), 풍열(風熱) 등과 같이 동시에 여러 가지의 사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질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 찬 기운, 한(寒)

통상적으로 찬 기운에 의한 질병의 원인을 말하는 한(寒)은 겨울철에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다른 계절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찬 기운에 의한 질병이 발생되면 오한이나 발열, 땀이 나지 않는 등이 증상을 보이며, 천식, 두통, 신체 동통 등이 나타난다. 몸 안에 침범한 찬 기운이 장부에 침입하면 구토, 설사, 복통, 수족냉증 등이 나타난다.

■ 무더위의 기운, 서(暑)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여름에 주로 나타나며, 주요한 증상으로는 두통, 신열, 갈증, 가슴이 답답하며 화끈거림, 식은 땀, 빈맥 등이 있다. 서(暑)는 더위를 뜻하는 한자이지만 찬 기운에 의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여름 뜨거운 볕 밑에서 일을 하거나, 긴 여행 중에 급작스레 졸도하는 등의 원인은 더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며, 한여름에 찬 것을 즐겨 먹거나, 에어컨의 찬바람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나타나는 피부 발열, 오한, 두통, 머리와 몸이 무겁고 나른함, 복통, 설사 등은 더위 때문에 찾게 되는 찬 기운에 의한 질병이다.

■ 습기로 인한 기운, 습(濕)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거주지가 안개가 많고 습한 환경일 때, 평상시 수중에서 작업이 많을 때, 비를 많이 맞았을 때 잘 나타난다. 습(濕)의 사기가 신체의 위쪽에 침입하면 머리가 무겁고, 코가 막히며, 얼굴색이 누렇게 뜨고 숨이 차는 증상이 있다. 또, 몸의 아래쪽에 작용하면 발이 붓거나 소변이 잘 안 나오며, 배뇨통이 있거나, 여성의 경우 냉이 심해지게 된다. 몸의 표면에 침입하면 오한이나 발열, 끈적거리는 식은 땀, 몸이 무겁고 나른함, 관절이 붓고 아픔, 사지와 전신이 붓는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몸 안 장기에 침입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우며, 토할 것 같고, 배가 당기며, 황달, 물 같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 건조한 기운, 조(燥)

건조한 영향으로 나타나는 질병의 원인으로, 날씨가 건조한 가을철에 많이 나타난다. 조(燥)는 서늘한 기운과 함께 나타나는 건조함과 따뜻한 기운과 함께 나타나는 건조함으로 구분된다. 서늘한 기운이 동반된 건조함의 경우 머리가 약간 아프고, 오한, 기침, 땀이 안 나고 건조함, 코 막힘 등이 나타나며, 따뜻한 기운이 동반된 건조함의 경우 발열, 식은 땀, 갈증, 인후통, 기침, 흉통, 피가 섞인 가래, 얼굴이 화끈거림, 코 안의 마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 심해진 열의 기운, 화(火)

열이 심하면 화(火)가 된다. 화로 인한 질병은 인체에 미치는 해(害)가 강하여, 장부를 태우고, 진액을 소모시킨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고열,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하고 화끈거림, 갈증, 인후통,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름, 안구 충혈, 빈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에는 신경정신 질환과 출혈성 질환 등 육체 뿐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준다.

이처럼 육음(六淫)이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대개 계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봄에는 바람에 의한 질병이 많으며, 여름에는 더위에 의한 질병이, 장마철에는 습한 기운에 의한 질병이, 가을에는 건조한 주변 환경에 의한 질병이, 겨울에는 찬 기운으로 인한 질병이 많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기후 변화가 일정치 않고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또한, 두 가지 이상의 요인이 동시에 원인이 되어 질병을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육기(六氣)와 육음(六淫)에 대한 인식은 질병치료의 대부분을 정기의 배양과 보존에 목표를 두고 시행하는 한의학의 치료방법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출처: https://aswind.tistory.com/entry/침뜸의학개론-삼인중-외인-질병의원인-육음-풍한서습조화?category=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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