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뿌리를 찾아서)/부도지(符都誌)

징심록추기(澄心錄追記) 제7장(第七章) 제14절 “징심록”을 가지고 금화(金化)로 들어가 숨어버리다

양해천 2018. 1. 26. 14:34

[원문] 

第十四節 

當魯山朝乙亥遜位之日 朴氏大小家遂離京四散 
당노산조을해손위지일 박씨대소가수이경사산 
次家諸人入於金化 
차가제인입어김화 
是時 雲窩孝孫公 受澄心錄於宗家 
시시 운와효손공 수징심록어종가 
倉皇之中奉持入隱於金化 時余同蹤故始得奉讀 
창황지중봉지입은어금화 시여동종고시득봉독 
後再傳於次家逋臣公家 
후재전어차가포신공가 
公之子薰氏奉持入隱於文川雲林山中 
공지자훈씨봉지입은어문천운림산중 

[해설] 

제14절 

노산조(魯山朝, 단종端宗)1) 을해(乙亥, 1455년), 
손위(遜位)2)의 날(6월)을 당하여 
박씨 대소가(大小家)가 마침내 서울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지니, 
차가(次家)의 사람들이 금화(金化)2)로 들어갔다. 

이 때에 운와(雲窩) 효손공(孝遜公)이 종가(宗家)가 어찌할 겨를 없이 
매우 급한 중에“징심록”을 받아 가지고 금화(金化)3)로 들어가 숨어버리니, 
때에 나도 같이 따라갔기에 비로소 읽어보게 되었다. 

뒤에 다시 
차가(次家) 포신공(逋臣公)4)의 집에 전해지니, 
공(公)의 아들 훈씨(薰氏)가 가지고 
문천(文川) 운림산(雲林山)으로 숨어버렸다. 

[세부해설] 

1) 노산조(단종) : 1441-1457. 조선조 6대 왕. 
재위 1452-1`455년. 12세에 문종이 돌아가자 왕위에 올랐다. 
1445년 숙부 수양대군이 정인지, 한명회, 권람 등과 결탁하여 왕위를 빼앗았다. 
1457년 노산군으로 강봉당하여 영월에 추방되었다가 가을에 서인이 되고, 
12월 24일 영월에서 죽임을 당했다. 

2) 손위 : 왕위를 사양함 

3) 김화 : 강화도 북부에 위치. 원래의 김화군과 금성군이 합쳐진 것이다. 
김화에는 구은사와 박씨 선대의 묘소 및 신도비가 있다. 

4) 포신공 : 1419~1485. 
단종 때 병조판서를 지냈으며 고종 때 정절의 시호가 내렸다. 
관직에 있을 때의 휘는 계손. 입산했을 때는 숙손이었다. 
기상과 절개가 결연하여 바르지 못한 것을 싫어했다. 
1455년에 자취를 감추었다가 
김화에서 아버지와 형을 모시고 다시 함경남도 문천 운림산으로 들어가 
스스로 호를 포신이라 하고 손수 묘비문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