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주님, 혼자 되었을 적에 편지를 씁니다

양해천 2013. 3. 25. 10:08

주님, 혼자 되었을 적에 편지를 씁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는 쉬워도

진실로 사랑함은

진실로 사랑하지 않고서는

정말로 하기 힘든 일입니다.

입술 위에 사랑을 올리긴 쉬워도

온마음, 온몸으로 사랑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나를 태워 당신을 밝히는 일이기에,

나를 낮추어 당신을 받드는 일이기에,

오직 당신을 묵상하여

나를 밝히는 길이기에,

당신을 가슴 가득 안고

물이든 불이든 건너야 하기에

사랑은 목숨이기 전에는

결코 사랑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코 증거할 수 없는 일입니다.

 

홀로 되었을 적에 편지를 씁니다.

그대를 사랑하게 하신 주님,

그대를 길 떠나게 하신 주님,

혼으로 혼으로 다 쏟아

밝음이나 어둠에서

영혼으로 끌어 안고 사랑했으므로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그대의 길 떠남이 아름답습니다.

총총히 길 떠나는 그대를 위해

사랑하는 자가 받는 넘치는 행복으로

무릎 꿇어 주 앞에 빕니다.

주님, 더욱 큰 등불을 주시어

그대 고운 눈빛마다

평화로운 소망으로 채워 주소서.

 

변함없는 찬송을 입술 위에 내리시고

행복의 향내가 발길 닿는 곳마다

가득하게 하소서.

그리고 [안녕]이라는 말씀 한 마디로

온 허물 씻게 하여 주소서.

 

자료출처 : 해경근무시 친구가 보내준 시(작가는 누구인지 확인이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