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뿌리를 찾아서)/부도지(符都誌)

징심록추기(澄心錄追記) 제5장(第五章) 통관(通觀)

양해천 2018. 1. 26. 14:15

[원문] 

第五章 

大抵世人 但知日之從東而向西 
대저세인 단지일지종동이향서 
不知日之從西而向東 
부지일지종서이향동 
此澄心錄所謂眼明故也 
차징심록소위안명고야 
故 天乃廢光設夜 使人眼暗而證其日從西之理也 
고 천내폐광설야 사인안암이증기일종서지리야 
今有一人 在於夜半 廢目而循日之踵則 必見此日從西而向東 
금유일인 재어야반 폐목이순일지종칙 필견차일종서이향동 
於是 乃廢偏見 又見大地山川 浮在於斡旋之中而同軌 
어시 내폐편견 우견대지산천 부재어알선지중이동궤 
然則東卽是西 西則是東 終無東西之別 
연칙동즉시서 서칙시동 종무동서지별 
此時 乃得圓覺也 
차시 내득원각야 
故廢見而撫石則 但知其堅 廢撫而見石則但知其白 
고폐견이무석칙 단지기견 폐무이견석칙단지기백 
此重於表感而不知表裏雙感之交推故也 
차중어표감이부지표리쌍감지교추고야 
故見撫具感然後乃得其全 
고견무구감연후내득기전 
雖表感知其交推之理則亦得其全 
수표감지기교추지리칙역득기전 
然則堅則是白 
연칙견칙시백 
白則是堅 終無堅白之差 
백칙시견 종무견백지차 
是謂之通觀也. 
시위지통관야. 


[해설] 

제5장 

대저, 세상사람들이 다만 해가 동쪽을 따라 서쪽으로 향하는 것만 알고, 
서쪽을 따라 동쪽으로 향하는 것은 모르니, 
이는 소위 ‘징심록’이 말하는, 눈이 너무 밝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늘이 곧 빛을 없애고 밤을 만들어 사람으로 하여금 눈을 어둡게 하여, 
해가 서쪽을 따르는 이치를 증명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 한 사람이 밤중에 눈을 감고 해의 뒤를 따른다면, 
반드시 이 해가 서쪽을 따라서 동쪽으로 향하는 것을 볼 것이니, 
이에 곧 편견을 버리고 또 대지와 산천이 (공중에) 떠서 함께 도는 것을 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쪽이 바로 서쪽이요, 
서쪽이 바로 동쪽이 되어 마침내 동서의 구별이 없는 것이다. 

이 때에 곧 원만(圓滿)한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눈을 감고 돌을 만지면 다만 그 견고(堅固)한 것만을 알고, 
만지지 않고 보기만 하면 다만 그 흰 빛만을 알게 될 것이니, 
이는 표면의 감각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표면과 이면 두 감각의 오고 감(交推)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고 만지는 감각을 모두 갖춘 후에야 곧 그 전체를 얻을 것이요, 
비록 표면의 감각만이라도 그 오고가는 이치를 알면 역시 그 전체를 얻을 것이니, 
그렇게 되면 단단한 것이 흰 것이요, 
흰 것이 단단한 것이 되어 끝내는 단단한 것과 흰 것의 차이가 없어지므로, 
이것을 가리켜 통관(通觀)이라 하는 것이다.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