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 611

나를 지켜준 詩

나를 지켜준 詩 시장에서 30년째 기름집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추와 도토리도 빻아 주고, 떡도 해 주고, 참기름과 들기름도 짜 주는 집인데, 사람들은 그냥 기름집이라 합니다. 그 친구 가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달력? 가족사진? 아니면 광고? 궁금하시지요? 빛바랜 벽 한 가운데 시 한 편이 붙어 있습니다. 그 시가 윤동주의 입니다. 시장에서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시를 좋아한다니 어울리지 않나요? 아니면? 어느 날 손님 뜸한 시간에 그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저 벽에 붙어 있는 윤동주 서시말이야. 붙여둔 이유가 있는가? 으음, 이런 말 하기 부끄럽구먼. "무슨 비밀이라도? 그런 건 아닐세. 손님 가운데 말이야. 꼭 국산 참깨로 참기름을 짜 달라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우리 아..

천재불용(天才不用)

천재불용(天才不用) 즉,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온갖 재주만이 넘쳐나니 걱정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요즘 젊은 엄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식을 천재로 키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나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지도자의 위치에서 사회를 이끄는 사람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높은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천재를 부러워 하지만 천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덕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머리 좋은 사람으로 키우기 전에 덕을 좋아하고 덕을 즐겨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야 할 것입니다. 공자는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하여 덕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공자와 황택(..

처세십당(處世十當)

- ‘초연거사육법도(超然居士六法圖)’에 게재된, ■ ‘처세십당(處世十當)" "처세에 있어 마땅히 갖춰야 할 열 가지 태도" 첫째는 습기당제(習氣當除)다. 습기는 오래도록 되풀이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젖어든 좋지 않은 버릇이다. 무의식중에 되풀이하는 좋지 않은 버릇은 끊어 제거해야 한다. 둘째 심행당식(心行當息)이다. 마음과 행실은 차분히 내려놓아야 한다. 바쁘게 열심히 살더라도 가라앉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제악당단(諸惡當斷)이다. 나쁜 생각, 악한 행동, 못된 습벽은 단호하게 결단해서 딱 끊어야 한다. 넷째 중선당행(衆善當行)이다. 좋은 말을 하고 착한 일을 하며 남과 나누는 삶을 산다. 내가 해서 기쁘고 상대가 받아 즐거울 일을 하나씩 실행에 옮긴다. 다섯째 오욕당감(五慾當減)..

배려와 존중

배려와 존중 ​유명한 대기업의 회장이 이름난 식당으로 손님들을 초대했다. 여섯 명의 일행은 똑같이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식사가 거의 끝날 즈음 회장이 수행원에게 일렀다. "이 스테이크를 요리한 주방장을 모셔오게, 매니저가 아닌 주방장이어야 하네." 수행원은 회장이 스테이크를 절반밖에 먹지 않은 것을 보고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을 걱정하며 주방장에게 회장의 말을 전했다. 부름을 받은 주방장은 몹시 긴장했다. 자신을 찾는 손님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테이크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주방장이 물었다. "아니오. 당신은 정말 훌륭한 요리사요. 오늘 스테이크는 맛이 아주 좋았소." 이렇게 운을 뗀 회장은 말을 이었다. "다만 내 나이가 이미 여든이라 입맛이 예전 같지..

오늘 만나는 사람

일지희망편지 3058호 오늘 만나는 사람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이 품고 있는 정보와 에너지가 그대로 나에게 들어옵니다. 그 정보가 나의 뇌와 몸에 변화를 줍니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 인생은 만남을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인생을 뒤바꿀 만큼 아주 강렬한 공명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 있던 간절한 염원이나 기도가 그런 특별한 만남을 불러왔는지도 모릅니다. 만남에 숨은 메시지를 발견하는 기쁨으로 나를 자극해주는 사람과의 만남, 낯선 만남도 기쁘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Fron.일지 이승헌 일지의 브레인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