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한 젊은 여성이 전철에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노을을 감상하며 가는데, 다음 정거장에서 중년 여인이 올라탔다. 여인은 무슨 이유에선지 큰 소리로 투덜거리며 젊은 여성의 옆자리 좁은 공간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끼어 앉았다. 그러고는 막무가내로 그녀를 옆으로 밀어붙이며 들고 있던 짐가방을 그녀의 무릎 위에 걸쳐 놓았다. 그녀가 처한 곤경을 보다 못한 맞은편 남자가 그녀에게, 왜 옆 사람의 무례한 행동에 아무 항의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느냐고 물었다. 젊은 여성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언쟁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우리가 함께 여행하는 시간이 길지 않으니까요.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거든요.” 함께 여행하는 짧은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다툼과 무의미한 논쟁으로 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