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餘裕)/비움과 채움 545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다

[아침편지]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다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잔잔한 물살보다는 파도치는 바다가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을 이고서 깃털처럼 가벼이 흐르는 구름보다는 진득한 어둠을 지닌 채 대기를 무겁게 짓누르는 먹구름이 아름답습니다. 거친 바람이 있어서 파도치는 바다가 아름답듯, 드센 파도가 있어서 깎아지른 바위가 눈부시듯,파도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 백상현《길을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파도는 거친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바위에 부딪쳐 산산이 깨지고 조각나는것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부서지고 깨지면서 또다시바다로 나갑니다. 그러고는 거친 바람에 다시 밀려 바위에 또 부딪칩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아름다운 포말과 경이로운 빛깔을 빚어냅니다. 파도 같은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많이 ..

개팔자 상팔자

👫 개팔자 상팔자 도라지 뿌리는 절대로 산삼이 되지 못합니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이제는 도라지가 산삼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개천에서 용(龍)이 나오는 세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개(犬)’라는 동물은 지금이야말로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키우는 개는 분명 네발짐승인데, 사람이 받들어주는 대접을 받으니, 이놈은 용이 된 게 분명합니다. 걷기 싫다는 시늉을 하면, 달랑 안아 가슴에 품고 이놈을 대접합니다. 이놈을 발로 찼다간 ‘학대했다’는 죄목으로, 벌을 받거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옛날에 이놈은 섬돌까지만 올라올 수 있었지, 마루까지 올랐다간 빗자루로 엉덩이를 사정없이 얻어맞고, 마루 밑이나 마당으로 내쫓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놈이 사람보다 먼저 방..

몰래 숨어든 가을

🍁몰래 숨어든 가을🍁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 위에 몰래 앉은 새벽이슬 작은 방울속에 가을이 담겨왔습니다. 새벽녁에야 겨우 잠들었던 끝날것 같지않던 그 무더위도 소리없이 떠나가고, 창문을 닫게 하는 선선한 새벽바람이 가을을 실어 왔습니다. 가을 같은 건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밤낮도 모르고 요란하게 울어대던 매미노래 여운속에 가을이 스며들었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파란하늘 뭉게구름에 가을이 실려 왔습니다.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비벼먹어도 그리운 사람과 함께 할 행복한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엔 좋은 일만 주렁주렁 열였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 평론가이며 사상가, 시인, 법학자로서 유명한 에머슨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어느 날 오후, 에머슨은 책을 보고 있는 아버지에게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아빠 ! 좀 도와주세요. 송아지가 말을 안 들어요." 아버지가 쳐다보니 아들이 송아지하고 씨름하는지 끙끙 대고 있었다. 날이 저물어 에머슨이 송아지를 외양간으로 넣으려고 애썼지만 송아지는 막무가내로 말을 듣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일어나 아들 곁으로 다가가 고삐를 힘껏 당겨 보았다. 그러나 송아지는 꿈적도 하지 않고 오히려 도리질을 쳤다. 혼자는 할 수 없어서 아버지가 말했다. "에머슨 ! 네가 뒤에서 밀어보렴, 아빠는 앞에서 잡아당길게." 에머슨이 뒤에서 밀고 아버지는 앞에서 다시 당겨보았지만 송아지는 앞발로 버티..